[씨네21 리뷰]
[리뷰] <올 리브 올리브>, “우리가 꿈꾸는 행복은 이 곳에 있어요”
2017-07-12
글 : 정지혜 (객원기자)

1948년 이스라엘인 팔레스타인에 살던 사람들을 내쫓고 그 땅에 자신들의 나라를 세운다. 계속되는 폭격과 봉쇄정책으로 팔레스타인인들의 땅은 가자지구와 서안지구로 분리됐고 서안지구 한쪽에 팔레스타인인 정착촌이 들어서기 시작한다. 애초에 하나의 땅이었으나 이젠 팔레스타인 관할 구역과 이스라엘 관할 구역, 양측 공동 관할 구역으로 나뉘어졌다. 아니다. 이름만 그렇지 이스라엘 관할 구역은 다른 구역으로까지 무지막지하게 확장됐다.

<올 리브 올리브>는 팔레스타인인들의 삶의 터전으로 들어가 그들의 현실을 살펴본다. 팔레스타인인들의 70% 이상이 올리브를 일구며 산다. 영화의 중심 내레이터인 위즈단에게도 올리브를 키워 자신을 비롯한 10남매를 키워온 부모가 있다. 척박한 땅에 뿌리를 내리고 사는 올리브나무 사이로 끊임없이 자신들의 뿌리를 위협받는 팔레스타인인들이 있다. 무자비한 폭격으로 한달 사이에 자식 둘을 잃은 부모가 있고, 친구도 집도 잃은 이들이 곳곳에 있다. 하지만 영화는 팔레스타인인들의 일상을 점령한 폭력이 그들의 삶을 뿌리째 흔들어도 자신들의 뿌리로 향하려는 그들의 정신은 훼손하지 못한다고 전하는 듯하다. 팔레스타인인들은 거친 노동 속에서도 선조 때부터 일궈온 자신들의 땅에 대한 기억을 상기하길 멈추지 않는다.

<올 리브 올리브>는 5·18 광주민주항쟁을 재구성한 <오월愛>(2010), 내전의 상흔을 간직한 캄보디아 소수민족의 이야기 <웰랑 뜨레이>(2012)에 이어 김태일, 주로미 감독이 함께 만든 ‘민중의 세계사’ 그 세 번째 프로젝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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