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영화산업 안에서 일상적으로, 또는 은밀하게 지속되는 성차별에 대항하는 여자배우들의 목소리가 점점 더 거세지고 있다. 이번에는 <라라랜드>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에마 스톤이 나섰다. 그녀는 차기작 <배틀 오브 더 섹시즈>의 개봉을 앞두고 매거진 <아웃>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할리우드 남녀 배우간의 임금차별에 반대하는 의미로 여자배우인 그녀보다 높게 책정되어 있던 개런티를 삭감한 일련의 남자배우들이 있다고 밝혔다. 에마 스톤은 비슷한 비중으로 영화에 출연하는 상황에서 남녀 배우의 개런티를 동등하게 맞추는 것이 “공정하고도 옳은 일”이라고 그들은 믿었다며 그녀 역시 동료 남자배우들의 생각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우리는 모두 동등하며, 동등한 존경을 받을 권리가 있다.” 에마 스톤은 더불어 자신에 맞춰 개런티를 삭감한 남자배우들의 결정이 향후 그녀가 차기작의 개런티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영화매체 <인디와이어>는 최근 화제가 된 에마 스톤의 임금차별 발언 이외에도 성차별에 대한 다른 여자배우들의 소신 발언을 정리해 소개했다. 질리언 앤더슨은 <X파일> 새 시즌의 각본을 집필하는 작가들이 모두 남자라며, 여성 시나리오작가의 비중이 더 늘어나야 한다는 생각을 SNS에 전했다. 인기 드라마 <왕좌의 게임>의 세르세이를 연기하는 레나 헤디는 최근 20대 시절 오디션 과정에서 만난 캐스팅 디렉터에게 “남자 스탭들이 오디션 테이프를 집에 가져가서 돌려보며 ‘너 누구랑 자고 싶어?’라고 서로 묻는다”는 사실을 전해 들었다고 고백했다. 조 카잔은 능력 있는 여자배우들이 많은 경우 오디션 과정에서 몸매가 드러나는 옷을 입기를 강요당하고, 성적으로 유혹하는 눈빛을 연기하길 요구받는다며 이런 상황에 직면하더라도 해결할 수 있는 뚜렷한 방법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영화산업 내 성차별에 대한 다양한 차원의 문제제기가 할리우드 안팎에서 갈수록 활발해지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