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아유]
<덩케르크> 핀 화이트헤드 - 어느 날 찾아온 기적
2017-07-21
글 : 정지혜 (객원기자)

1년 반 전 런던 워털루의 한 카페에서 바리스타로 일하던 핀 화이트헤드가 올여름 전세계 극장가를 사로잡을 블록버스터 <덩케르크>로 ‘별’이 됐다. 이만큼 화려한 스크린 데뷔도 흔치 않다. 영화에서 그는 1940년 프랑스 케르크 지역에서 고국으로 돌아갈 날만을 기다리던 영국군 사병 토미 역을 맡아 깊은 불안을 띤 청년을 보여준다. 영국 출신, 1997년생인 그는 13살 때 극단에 들어갔고 국립유소년극단 멤버가 돼 틈날 때면 오디션을 보던 배우 지망생이었다.

그런 그에게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과의 만남은 벼락같은 기적이었다. “시나리오도, 어떤 역할들이 나오는지도 모른 채 몇달간 계속된 오디션이었다. 어느 날 놀란 감독의 콜을 받고 뛸 듯이 기뻐 소리를 내질렀다”고 말할 만하다. 당시 그는 영국 ITV의 미니시리즈 <그에게>에 출연 중이었는데 영화 출연 사실을 비밀에 부쳐야 해 동료들을 속인 데 죄책감이 든다는 고백도 잊지 않는다. <덩케르크>에 대한 그의 이해는 분명했다. “<덩케르크>는 정치적인 문제보다는 전쟁터에서 살아남고 싶은 인간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서스펜스 스릴러에 가깝다. 집으로 가고자 하는 토미의 마음이야말로 전쟁 앞에서 가장 솔직한 심정이 아니겠는가.” 재즈 뮤지션인 아버지, 춤과 음악을 업으로 삼는 형제자매 사이에서 자란 만큼 핀 화이트헤드의 예술적 감수성은 자연스러워 보인다. 영화, TV드라마, 연극 등을 오가며 균형 잡힌 성장을 하고 싶다고도 말한다. 한 인터뷰에서 그는 “캐릭터를 맡으면 나 자신의 내면에서 그 캐릭터의 요소를 찾아야 한다. 캐릭터를 해체해보고, 나에게 캐릭터를 대입해보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연기에 대한 현재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본다. 그의 스타성을 알아본 세바스티안 시퍼 감독이 신작 <카라반>에 그를 이미 캐스팅해뒀다. 핀 화이트헤드라는 이름을 기억해둘 필요는 아주 자명해 보인다.

영화 2017 <덩케르크> 2016 <더 칠드런 액트> 드라마 2017 <퀴어스> 2016 <그에게> 연극 2017 <네이티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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