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어(조이 킹)는 고물을 줍는 아빠 조나단(라이언 필립)이 부끄럽다. 조나단은 매일 아침마다 딸의 학교 앞 쓰레기통을 뒤지고, 그 모습을 본 클레어의 친구들이 클레어를 놀려대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조나단은 클레어에게 고풍스러운 뮤직박스 하나를 내민다. 역시나 폐가에서 주워온 고물이다. 클레어는 짜증을 내면서 받아들지만 이 뮤직박스가 소원을 이뤄준다는 설명을 읽고 호기심을 갖는다. 클레어는 장난스러운 마음으로 앙숙 다시(조세핀 랭포드)의 몸을 썩게 해달라고 한다. 다음날, 다시는 검게 썩어들어가는 다리를 붙잡고 응급실에 실려간다. 클레어는 짜릿해하며 다음 소원을 말한다.
존 R. 레오네티 감독이 전작 <애나벨>에 이어 또 한번 저주 걸린 물건을 소재로 한 공포영화를 내놓았다. 일곱 가지 소원을 들어준다는 물건에 주인공은 부, 사랑, 가족애 등 결핍된 욕망을 알차게 채워넣는다. 하이라이트는 한번 발동 걸린 욕망을 놓지 못한 채, 대가를 치러나가는 대목이다. 하지만 영화는 전반적으로 공포와 코미디의 경계에서 줄타기를 하는 모양새다. 주인공이 소원을 비는 순간 (하필 주인공의 눈에만 띄지 않는 곳에 있던) 저주 걸린 물건이 요상한 소리와 함께 저절로 돌아가고, 그와 함께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구도 자체가 진부한 공포영화를 모티브 삼은 코미디물 같다.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의 생활에 대한 과장된 묘사도 우스꽝스럽긴 마찬가지다. 문제는 이 모든 촌극이 감독이 의도한 것 같지는 않다는 점이다. <마스크> <피라냐> <인시디어스> 등 스릴러와 공포물 촬영에 일가견 있는 감독답게 물체의 위압감을 강조하거나 무드를 조성하는 촬영만큼은 훌륭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