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케르크> 속 여러 발견의 묘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게 있다. 전에 보지 못한 새로운 얼굴, 해리 스타일스다. 2010년 영국의 TV 오디션 프로그램인 <더 엑스 팩터> 시즌7에 출연해 음반 기획자인 사이먼 코월의 눈에 띄었던, 그리하여 보이밴드 원 디렉션을 결성하게 되는 그 해리 스타일스가 맞다. 밴드의 팬이라 해도 스크린 속 배우로 마주하게 된 그를 보는 일은 전혀 새로운 경험일 것이다. 그것도 전세계 영화 팬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덩케르크>로 영화 데뷔를 했으니 말이다. 극중에서 해리 스타일스는 영국군 사병으로 동료인 토미(핀 화이트헤드)와 함께 덩케르크를 탈출해 고국으로 돌아가길 소망하는 알렉스 역을 맡았다. <덩케르크>에서 알렉스는 짧게 나왔다 금방 사라지는 역할이 아니다. 그는 주인공 토미와 마찬가지로 전쟁 공포를 견뎌내며 살아남기를 희망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군인으로서 이 불명예스러운 생존에 부끄러워하는 인물이다. 크리스토퍼 놀란은 <엔터테인먼트위클리>와의 인터뷰에서 “해리가 큰 역할을 맡은 건 아니지만 영화의 중심축이 되는 캐릭터임은 분명했다. 무엇보다도 진짜 인물처럼 보여야 했기에 연기하기가 상당히 어려웠을 텐데도 해리는 미묘한 감정을 아주 잘 살려내줬다.”고 평한 바 있다. 캐스팅 디렉터 존 팝시데라 역시 “해리는 새롭고 흥미로운 인상”을 줬다며 대본 리딩 때의 그를 회고했고 함께 <덩케르크>에 출연한 킬리언 머피도 “해리는 정말 훌륭했다. 게다가 진짜 유쾌한 청년”이라며 애정어린 말을 전했다. 시트콤 <아이칼리>에 잠깐 나온 것 외에는 이렇다 할 연기를 해본 적 없는 해리 스타일스의 캐스팅에 믿음직한 근거들이다. 데이비드 보위를 사랑해 마지않는 뮤지션 해리 스타일스. 스크린에서 그는 어떤 모습으로 등장하게 될까. 또 다른 발견의 해리 스타일스를 기다려본다.
영화 2017 <덩케르크> 드라마 2012 <아이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