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발레리안: 천개 행성의 도시> 우주 도시 알파의 모습은 눈이 시릴 정도로 다채롭고 스펙터클하다
2017-08-30
글 : 장영엽 (편집장)

<발레리안: 천개 행성의 도시>는 프랑스 SF 그래픽노블의 고전 <발레리안>의 열렬한 팬을 자처하는 뤽 베송의 신작이다. 영화는 우주 연방정부 요원 발레리안(데인 드한)과 로렐린(카라 델러빈)의 활약을 조명한다. 이들은 천개 행성의 도시, 알파를 중심으로 우주의 통합과 평화를 지키기 위한 정부의 임무를 수행하는 중이다. 그러던 어느 날 멸종 위기에 처한 뮐족의 생존체, 컨버터를 회수해오라는 임무가 이들에게 떨어지고 발레리안과 로렐린은 우여곡절 끝에 임무에 성공한다. 이후 알파로 복귀해 ‘레드존’의 위협을 저지하는 임무를 맡은 두 요원은 레드존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컨버터와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알게 된다.

<발레리안: 천개 행성의 도시>는 뤽 베송 버전의 <아바타>라 부를 만하다. 수천여종의 생명체가 공존하는 우주 도시 알파의 모습은 눈이 시릴 정도로 다채롭고 스펙터클하다. 몸의 색깔을 자유자재로 바꾸는 뮐족(진주족)의 신비로운 외양과 도시 곳곳을 거의 곡예에 가까운 비행으로 가로지르는 추격전 등 볼거리가 끊이지 않는다. 문제는 스토리텔링이다. 영화가 펼쳐 보이는 방대한 세계관은 2시간이 조금 넘는 러닝타임을 고려하면 벅차다는 생각이 든다. 60, 70년대 스타일의 올드한 유머가 21세기 블록버스터영화에 잘 맞아떨어지지 않는다는 느낌도 있다. 원작의 향수를 느끼고자 하는 팬들에게는 보석 같은 작품이 되겠지만 21세기 스타일의 매끈하고 세련된 SF블록버스터를 기대하는 이들에겐 실망스러울 수 있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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