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풀 스피드> 꿈 같던 휴가 길이 악몽으로 뒤바뀐다
2017-08-30
글 : 김성훈

톰 콕스(호세 가르시아)는 임신한 아내 줄리아(카롤린 비뇨), 아들, 딸, 아버지 벤(앙드레 뒤솔리에)과 함께 새 차를 타고 여름 바캉스를 떠난다. 휴게소에서 톰의 가족이 간식을 사는 동안 벤은 초면인 히치하이커를 톰의 가족 몰래 차에 태운다. 그런데 고속도로에서 자동 속도 제어 장치가 고장나면서 차는 시속 130km로 달리게 되고, 톰이 실수로 액셀러레이터를 밟는 바람에 시속 160km으로 질주하게 된다. 브레이크가 말을 듣지 않는 바람에 차를 멈출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경찰은 과속하고 있는 톰의 차를 단속하기 위해 쫓고, 톰의 차 때문에 차문이 박살난 한 남자는 분노한 채 톰의 차를 뒤따른다. 정체구간이 가까워지면서 가족은 점점 안절부절못한다.

<풀 스피드>는 <스피드>(감독 얀 드봉, 1994)의 설정을 가족 코미디 장르로 풀어내면 나올 법한 이야기다. 시속 50마일 이하로 떨어지면 폭탄이 폭발해 도심을 질주할 수밖에 없는 버스를 그린 액션영화 말이다. 그런데 이 영화는 고속도로를 시속 160km로 질주하는 위기에서 서스펜스를 구축하기보다 가족의 갈등을 드러내는 데 더 초점을 맞춘다. 줄리아는 눈치 없이 시아버지를 태운 데다 제멋대로 행동하는 남편 톰에게 불만이고, 톰은 아내 눈치보랴 아버지 기분 파악하랴 정신이 없다. 벤은 온갖 민폐를 저지르며 가족을 곤경에 처하게 한다. 가족이 민낯을 드러내 서로를 다시 생각할 수 있게 됐다는 메시지에는 공감하지만 절체절명의 순간에서 오두방정을 떠는 캐릭터들에게는 썩 호감이 가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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