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으로 시작해 액션으로 끝난다. <레이드> 시리즈에서 맨손 액션의 정수를 보여준 배우 이코 우웨이스가 의문의 과거를 간직한 청년 이슈마엘을 연기한다. 그는 머리에 총상을 입은 채 해변가에서 발견된 후 꼬박 한달을 혼수상태로 지낸다. 다행히 의식은 회복하지만 과거를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그에게 인턴 의사 아일린(첼시 이슬란)이 새 이름을 지어준다. 두 사람은 조금씩 서로에 대한 마음을 키워가지만 이슈마엘의 정체를 아는 의문의 갱단이 등장하며 평화롭던 생활도 끝이 난다. 이슈마엘의 진짜 이름은 압디로, 과거 어린아이를 유괴해 조직원으로 키우는 리(서니 팡)의 부하였다. 마침내 기억을 되찾은 이슈마엘은 리의 부하들을 처치하고 그를 마주하고자 한다. 이때부터 영화는 이슈마엘과 리의 부하들이 맞붙는 릴레이 액션으로 채워진다. 대결에서 승리하면 다음 단계로 이동하는 게임처럼 영화는 상대역이 바뀔 때마다 장소와 컨셉을 바꿔 일대일 싸움을 진행한다. 액션 장르 팬이 아닌 관객이라면 설명 없이 이어지는 액션 신을 지겹다고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각 공간의 지형지물을 활용한 재치 있는 공격이 가미돼 긴장감은 유지된다. 7번 맞으면 7번 때리는 칠전팔기의 캐릭터를 연기한 이코 우웨이스는 단단하고 안정적인 액션으로 그에게 기대한 몫을 성실하게 소화한다. 오히려 그의 몸동작이 주는 활력을 살리지 못하는 것은 연출이다. 영화가 액션의 충격을 배가하고자 슬로모션을 가미하거나, 카메라앵글을 흔들어 초점을 흐릴 때 인물들간의 현란한 호흡에서 오는 재미는 다소 반감된다.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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