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29일 강남의 한 편집실에서 진행된 <저수지 게임>(제작 프로젝트 부·배급 스마일이엔티) 기술 시사에는 최진성 감독,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주진우 <시사IN> 기자뿐만 아니라 예닐곱명의 변호사들도 참석했다. 영화 상영이 끝난 뒤 이들은 한동안 자리에 앉은 채 주진우 기자의 영화 속 발언, 자막 하나하나를 검토했다. 소송의 빌미를 주지 않고, 혹시나 걸릴지 모를 소송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씨네21> 1098호 기획 기사 ‘2012년 대선 개표 부정 의혹 다룬 최진성 감독의 다큐멘터리 <더 플랜>과 <저수지 게임> 제작기’에서 이미 소개된 대로, 다큐멘터리 <저수지 게임>은 주진우 기자가 탐정처럼 이명박 정권의 비자금 저수지를 추적하는 “하드보일드한 미스터리 명랑 추적극”이다. 9월 7일 개봉을 앞두고 주연배우 주진우 기자와 최진성 감독이 나눈 이명박의 비자금 취재 후일담을 전한다. 이 영화를 제작한 김어준 총수는 서면으로 인터뷰 답변지를 보내왔다.
-변호사들이 꽤 꼼꼼하게 검토하던데.
=주진우_ 나와 김어준은 (소송에 걸려도) 상관이 없다. 최 감독을 조금 더 안전하게 하려고.
=최진성_ 예전에 독립다큐멘터리를 작업할 때 온갖 욕을 영화에 넣어도 문제가 안 됐는데 주진우 기자가 그걸 하면 보통 사람들보다 화력이 세니까 (상대방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거다.
-영화는 어떻게 봤나.
주진우_ 내가 너무 많이 나와서 쑥스러웠다. (웃음) 평소에 거울도 안보고 사는데. 영화를 보니 내가 다큐멘터리를 찍기에 좋은 소재일지는 몰라도 좋은 도구는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 감독과 만나게 해주고 싶은 사람들이 많았는데 취재원 대부분이 신변 노출을 꺼려 여러모로 한계가 많았다. 촬영을 하다가도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취재 때문에 해외에 나가기도 했고, 취재원의 전화를 받고 갑자기 그 쪽으로 먼저 가버리는 바람에 최 감독이 고생을 많이 했다.
최진성_ 2015년 11월 30일 주진우 기자를 처음 만났으니 함께 지낸 지 햇수로 3년째다. 개봉을 앞두고 있어 드디어 어둠의 터널을 빠져나오는구나 싶다. 1년10개월간의 긴 터널을. 홀가분한 심정과 더불어 이 영화에서 주 기자가 하고 싶어 하는 얘기가 잘 전달돼 한국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기를 기대하고 있다.
주진우_ 어차피 실패를 전제로 시작한 취재라고 해야 하나. 간단하게 비자금을 찾아내 이명박의 손목에 수갑을 채우면 끝난다. 그런데 검찰도, 국세청도 못하는 일을 일개 기자인 내가 하고 다니는 것 자체가 웃기는 일이다. 이명박이 보면 얼마나 가소롭겠나. 나라는 꼴통 기자 하나가 실패가 뻔한 취재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명박은 돈을 위해서 공권력을 이용해 해서는 안 되는 일들을 너무나 많이 했다. 자원외교, 4대강 사업 등 그가 했던 사업들을 쫓아다녔는데 그게 잘못됐다고 증명할 순 없으니 기록으로라도 남기고 싶었다. 이 프로젝트를 최 감독과 함께한 이유는, 기사를 쓸 수 없게 될지라도 취재하면서 쏟았던 작은 노력이라도 기록된다면 그게 대중에 전달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다.
-류승완 감독이 두 사람을 소개시켜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최진성_ 류승완 감독이 연락해와서는 주 기자와 함께 다큐멘터리를 작업할 생각이 없냐고 제안했다. 주 기자를 처음 만나 다음해인 2016년 4월에 촬영을 시작하기 전까지 일주일에 한번씩 만나 밥 먹고 차 마시면서 주 기자가 취재한 내용들을 조금씩 들었고, 그걸 가지고 어떻게 영화로 만들까 그림을 그려나갔다. 촬영이 시작된 뒤인 4월 말, 김어준 총수를 만나 함께하기로 했다.
주진우_ 류승완 감독이 최진성 감독을 두고 “좋은 감독”이라고 하더라. 박정희 신화에 사로잡힌 한국의 우익 꼴통들을 다룬 <뻑큐멘터리-박통진리교>(2001), 4대강 공사 현장을 찾아가 펼친 작은 공연을 그린 <저수지의 개들>(2011) 같은 최진성 감독이 만든 다큐멘터리들을 챙겨 봤다. 그러면서 최 감독을 만나 생각을 주고받았다. 최 감독과 나는 다른 점이 굉장히 많다. 김어준 총수나 나는 제멋대로라고나 할까. (웃음) 중요한 제보가 들어오면 그걸 확인하러 갑자기 달려가기도 했으니 영화 찍는 사람들에게 우리는 최악이지. (웃음)
최진성_ 영화를 찍고 있는데, 찍을 신이 많이 남았는데, 스탭들이 대기하고 있는데 주연배우가 갑자기 가는 거다. (웃음)
주진우_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때 박근혜의 비자금을 찾기 위해 스위스만 10번 이상 갔다. 새벽까지 특검 수사에 협조했고. 그래서 이명박 각하에 집중하기가 굉장히 어려웠다. 국정원을 포함해 이명박과 관련된 취재 아이템이 굉장히 많았는데 여러 제약 때문에 최 감독이 영화에 쓸 수 없어서 어려웠을 것 같다.
-주진우 기자와 함께 작업하려면 그만큼 리스크도 감당해야 하는데 연출을 맡기로 한 이유가 뭔가.
주진우_ 그래, 굉장히 위험한 일이야. (웃음) 지금은 (나와 함께) 하겠다는 사람이 많지만 말이야.
최진성_ 박근혜의 서슬이 시퍼 을 때니까. (웃음) <시사IN> 주진우 기자의 책상에 가면 (검찰이나 경찰에서 온) 소환장이 높이 쌓여 있었고, 그는 재판도 계속 받고 있었다. 지금은 정권이 교체돼 웃으면서 개봉을 준비하고 있지만 프로젝트를 처음 제안받았을 때만 해도 개봉은 어려울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박근혜 정권하에서 주진우와 김어준이라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위험하고 곤란한 스피커와 함께 작업한 거니까. 앞으로 영화 일을 못하게 될 수도 있다는 각오로 (연출을 할지) 고민한 거다. 그럼에도 맡기로 한 건 주진우가 영화의 주인공으로서 되게 흥미진진한 캐릭터고, 무엇보다 전직 대통령의 비자금을 쫓는 게 무척 재미있으니까. (웃음)
주진우_ 스케일이 이 정도는 돼야지.
최진성_ 어, 이 정도는 돼야지. 모든 것을 던져서라도 주 기자와 MB 한번 쫓아다녀야겠다고 마음속으로 딜을 한 거다.
주진우_ 류승완 감독과 다큐멘터리 감독을 찾을 때 가장 중점을 둔 게, 일단 실력이 있어야 했다. 두 번째 조건은 흔들리지 않는 정신, 똑바로 박힌 정신. (웃음) 나와 친해서 좌천되고 피해를 본 사람이 많아서 처음에는 감독 이름을 안 밝히고 (작업을) 하려고 했는데 (최 감독이) 모든 걸 던지고 함께해준 거지.
최진성 감독은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되기 전이었던 지난해 9월 21일 한겨레TV <김어준의 파파이스> 113회 방송에 얼굴을 가리기 위해 봉투를 쓰고 출연해 <더 플랜>과 <저수지 게임>을 소개했다. <저수지 게임>은 주진우 기자의 이명박 전 대통령 취재 중에서 2013년 발생했던 캐나다 토론토 역사상 가장 큰 부동산 사기사건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추적극이다. 한국 대기업과 농협이 직접 투자한 이 사업은 공사비만 1500억원 넘는 대형 프로젝트였다. 토론토 한인 밀집지역인 노스요크에 주상복합 빌딩을 짓겠다고 발표했다가 추가 자본금을 유치하지 못해 부지가 경매로 넘어가면서 건설이 무산됐다. 해외에서 벌어진 사기사건으로 넘기기에는 수상한 구석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농협은 국내 법인 A사를 통해 캐나다 시행사에 210억원을 선뜻 대출해줬고, 대출 과정에서 담보 관리가 부실했으며(나중에는 담보를 그냥 풀어주기까지 했다), 사기사건이 발생한 뒤로 대출금 210억원이 손실 처리됐음에도 돌려받기 위한 어떤 고소나 고발 신고를 하지 않았다. 이 사건은 <시사IN> 464호 기사 ‘농협이 날려버린 210억원의 배후는?’으로 보도됐다.
-주진우 기자의 많은 취재 중에서 2013년 토론토 노스요크에서 발생한 부동산 사기사건을 서사의 큰 줄기로 삼은 이유가 뭔가.
최진성_ 처음 서너달 동안 주 기자로부터 파편적인 정보들을 계속 들었고, 카메라를 본격적으로 든 뒤로 주 기자가 MB 비자금을 추적했던 이야기를 세 차례에 걸쳐 서너 시간씩 들려준 게 이 영화의 밑그림이 됐다. 수많은 이야기가 있었다. 2016년 7월 주 기자와 함께 토론토와 뉴욕에 가게 됐는데 이상하게도 그곳에서 취재가 잘되지 않았다.
주진우_ 취재하기로 한 사람들이 만날 때쯤 다 사라졌다. 친했던 취재원들도 갑자기 피하고, 약속도 많이 취소됐고. 나한테는 얘기해줄 수 있는데 카메라 앞에 서거나 최 감독과 함께 만나는 건 굉장히 큰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이니까.
최진성_ 토론토 부동산 사기사건이 가장 취재가 많이 되어 있었고, 자원외교나 MB와 관련된 비자금의 흐름이 이쪽으로 오는 패턴이 있었으며, 정황 증거에 가까운 그림이라 감독으로서 다루기 좋은 사건이었다.
주진우_ 이걸 극영화로 찍었다면 훨씬 더 잘 나왔을 것이다.
최진성_ 무엇보다 국내와 해외를 넘나드는 인터내셔널한 사건이라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하드보일드 장르영화에서 봤을 법한 추적 서사를 갖추고 있고, 주 기자의 캐릭터가 사건에 쏙 들어오니 마치 탐정 같더라. 장르영화처럼 보여주기에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주진우_ 사실 더 멋진 장면이 많은데 감독니임. (웃음) 나는 뭐가 멋있나 그게 더 중요하니까. 하하하.
-혼자서 취재하는 보통 때와 달리 다큐멘터리팀과 함께 취재해보니 기자로서 어땠나.
주진우_ 조금은 안심이 됐다. 그전에는 해외에 출장을 가면 방문 앞에 의자를 막 쌓아두고 그랬으니까. 혼자 취재하러 가거나 김어준과 같이 가면 온갖 미행과 감시가 붙었고, 그래서 위협적이었다. 하도 위험한 취재를 많이 하니까 가수 이승환씨는 SBS 예능 프로그램 <힐링캠프>에 출연해 외국에 취재하러 가지 말라고 울기까지 했다. 그러다가 다큐멘터리팀과 함께 나가니 만나야 할 사람을 못 만난 대신에 든든하니 좋더라. 우리가 만난 뒤로 지금까지 단 한번도 전화 통화를 한 적 없을 만큼 보안도 신경 썼고.
최진성_ 처음 만났을 때 나눴던 대화 내용이 ‘전화 쓰면 안 된다, 문자도 안 된다, 카카오톡은 더더욱 안 된다’였다.
주진우_ 텔레그램과 페이스타임(아이폰의 통화 기능) 같은 몇 가지 방식으로 연락을 주고받기로 했지.
-주진우 기자의 취재를 따라다녀보니 어떻던가.
최진성_ <시사IN> 명함 하나 있으면 어디든지 들어갈 수 있는 게 부러웠고 신기했다.
주진우_ 아니, 그건 그냥 들어가는 거야.
최진성_ 과거에 다큐멘터리를 연출할 때 취재하러 왔다고 하면 정문을 통과하지 못했다. 주 기자의 ‘무데뽀 멘털’이 어느 정도 작용한 것도 있지만 다큐멘터리 감독보다 저널리스트가 취재하기 좋은 직업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주진우_ 다큐멘터리 감독이니 취재원에게 항상 먼저 여쭤보고 (카메라를) 세팅해야 해서 그렇게 느낄 수 있는데 나 또한 일단 들어가는 거다. 들어가서 (취재원을) 찍어보고 안 된다고 하면 빠지고, 그게 딜이니까.
-영화 속 주진우 기자의 취재는 실패의 연속이다. 취재원들이 만나주지 않을뿐더러, 만나더라도 원하는 말을 해주지 않는데.
최진성_ 주 기자가 만나려고 시도하는 취재원마다 안 만나주거나 거짓말을 하지 않나. 그런데 이게 우리 다큐멘터리의 이야기가 되겠다 싶었다. 영화에서 주진우 기자와 김어준 총수는 ‘이 취재가 실패담’이라고 얘기하는데 오히려 이게 이 추적극의 핵심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진우라는 기자가 영화 안팎에서 항상 누군가의 옆에 서 있고, 그를 계속 쫓고 있다는 걸 보여주자. 우리가 당장 지금 진실을, 그분의 비자금을 발견할 수 없지만 ‘누군가가 오늘도 쫓고 있고, 당신 옆에 서 있다’라는 메시지를 보여주는 게 가장 중요한 임무였다. 나는 주 기자의 취재가 실패담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주진우_ 기자로서 취재를 계속 실패하고 있는데 실패하는 것만 카메라에 보여주면 어떻게 하나 두려웠다. 기자를 주인공으로 하는 보통의 극영화를 보면 증인이 갑자기 나타나 진실을 얘기해주거나 증거가 담긴 USB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나. (웃음) 사건의 열쇠를 쥔 사람이 딱 나오면 얼마나 좋겠어. 그런 사람을 찾고 싶었다. 그런데 실제로는 수백번 전화를 하고, 수십번 찾아가야 취재원을 겨우 만날 수 있다. 그러나 그 사람은 진실을 얘기하지 않는다. 당연하다. 그때마다 좌절하는데 그럼에도 취재원의 얘기를 하나라도 듣기 위해 수백번 시도하는 거다. 게다가 우리가 한 사람 얘기만 듣고 쓰는 게 아니라 크로스 체크를 해가며 신빙성 있는 얘기를 좇아갔다. 여러 전문가, 정부 관료 등 수많은 도움이 있었는데 그걸 우리가 (영화에) 다 쓸 수 없었다.
-주진우 기자를 오랫동안 만나면서 관찰해보니 어떤 사람인 것 같나.
최진성_ 그를 만나기 전에는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의 귀엽고 성실하고 용기 있는 기자? (웃음) 그렇게만 알고 있다가 함께 일을 해보니이 사람, 미쳤구나 싶더라. <올드보이>에서 우진(유지태)이 오대수(최민식)에게 자신을 “오대수학 학자”라 소개하지 않나. 수학, 과학, 철학, MB학이 있다면 주진우 기자는 MB학 박사라 부를 수 있을 만큼 MB에 미쳐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웃음)
주진우_ 이명박을 쫓아다니면서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너무 많이 했다. 그래서 최진성 감독에게 “내가 (중간에) 가더라도 잘 마무리해달라”고 얘기한 적도 있다. 이 다큐멘터리가 완성되지 못할 수도, 개봉하지 못할 수도, 흥행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누구라도 이 취재를 해야 하고, 취재를 하다가 무슨 일이 생겨도 뭐라도 남겨야 한다고 생각해왔는데 최 감독이 끝까지 완성해줘서 굉장히 많은 힘이 됐다.
최진성_ 노심초사하며 벌벌 떨면서 작업했던 기억이 많다. 집에 갈 때 괜히 무서웠고.
-이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 중 하나는 기자가 취재하는 데 한계가 있으니 검찰이나 금융감독원 같은 국가기관이 제대로 수사해야 한다는 것인데.
최진성_ 엔딩 크레딧 직전에 ‘오늘도 주 기자는 H를 쫓고 있다’는 자막을 넣었다. 이 영화를 본 관객이, 언론인이, 정치인이 주 기자와 함게 희대의 사기꾼인 MB의 비자금을 쫓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주진우_ (MB 프로젝트 첫 번째 기사 ‘이명박 청와대 140억 송금 작전’이 실린 <시사IN> 519호를 들어 보이며) 이 보도는 성공이야. 이건 이명박을 아는 사람들에게는 굉장히 큰 폭탄인데 어떤 언론이나 포털 사이트도 이 기사에 대한 후속 보도를 내놓거나 메인에 내걸지 않고 있다. ‘장충기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 기사(<시사IN> 517호)가 나갔을 때도 거의 언급되지 않았다. 앞으로 MB 프로젝트 기사를 몇탄 더 쓸 건데, 아직도 MB는 힘이 있다. 아직도 이명박의 아이들이 이 사회의 주류로 활동하고 있고, 그 메인스트림이 견고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야 한다. 국민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줘야 나도 덜 외롭고 살 수 있다. 안 그러면 저수지에서 발견되거나 소송 폭탄에 허우적거리게 된다. 이명박이 역사적으로 다시 평가받아야 한다는 점에서 이 영화가 중요하다.
-혹시 흥행 비책은 있나.
최진성_ 관객수 100만명이 넘으면 주 기자가 뭘 할까? (웃음)
주진우_ 뭐라도 할게, 이명박 잡으러 갈게. (웃음)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인터뷰
-정권이 교체되었음에도 이 영화를 언제 개봉할지 꽤 오래 고민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고민한 적 없다. 적절한 때를 기다렸을 뿐.
-영화는 어떻게 봤나.
=이 영화는, 최소한 민간인 몇은 이명박 비자금을 잊지 않고 여전히 쫓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사회적 비컨이 되고자 박근혜 정권 시절 시작했다. 훗날 시간의 망망대해에서 그 등화를 발견한 시대가 그 비자금을 다 함께 찾아나서기를 바라며. 영화는 충분히 그 역할을 수행할 정도가 된다.
-영화가 끝난 뒤 변호사들과 한참 얘기를 나누던데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논쟁거리였나.
=소송을 어디까지 감당할 것인가.
-한명의 저널리스트로서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국가를, 정권 자체를 수익모델로 삼은 그랜드 야바위인. 협잡을 국가정책 레벨에서 시전했다는 점에서, 우리 헌정사에 전무후무한 숙련 불법인이다.
-영화에서 총수와 주 기자는 이 취재를 두고 실패담이라고 했는데 그 이유가 뭔가.
=이제는 공권력이 이 영화가 도달한 지점 이후를 감당해, 꼭 성공담으로 끝을 내길 바란다는 뜻이다.
-제작자로서 배우 주진우와 감독 최진성은 어땠나.
=주진우, <경찰청사람들> 같은 재연드라마의 잡범 정도는 감당할 연기력이다. 최진성의 연출력은 이미 <더 플랜>에서 입증됐다.
-관객에게 <저수지 게임>이 어떤 작품이 되길 바라나. 흥행을 예상해본다면.
=100만명. 이명박 비자금 수사를 시작하게 만든 영화가 되길 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