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을 시작으로 전세계를 위기에 빠트릴 생화학 테러를 막기 위해 CIA와 영국 보안정보국 MI5가 공조수사를 벌인다. 물론 단순한 추격전이 아니라 양쪽 기관도 서로 속고 속여야 하는, 스파이 본연의 임무에 집중해야 하는 어려운 수사다. 과거, 테러 진압 작전의 실패로 수많은 인명 피해를 입혔다고 자책 중인 CIA 요원 앨리스(누미 라파스)에게는 그때의 기억이 트라우마처럼 남아 작전 수행 중에 자꾸만 마음이 흔들린다. 앨리스는 런던 내 거주 중인 테러리스트 단체의 움직임을 포착하고 뒤를 쫓지만 이미 그들을 비롯한 알 수 없는 세력이 마련해둔 함정에 빠져들게 된다. 평소 신뢰하던 선배 요원이 살해당하고 정보요원 비밀번호도 빼앗겨버린 상황에서 의문의 좀도둑 잭(올랜도 블룸)을 만나 동행하게 되면서 사건은 더욱 이상한 방향으로 꼬여버린다. 출연배우들의 면면이 화려하다. 앨리스 역의 누미 라파스는 표정만으로 이미 전세계 톱클래스 요원이며, 그녀를 지원하는 마이클 더글러스, 올랜도 블룸, 존 말코비치 등의 배우들도 한데 모으기 쉽지 않은 톱스타들이다. 하나 배우들의 이름값만큼 추격전의 서스펜스는 탄탄하지 못하다. 인물들 사이의 꼬인 실타래가 다 풀리고 나면 의외의 허점이 많아 결말이 싱겁다. 누미 라파스의 존재감은 여성 스파이 액션영화가 새로운 장르 흐름으로 자리잡힐지도 모르겠다는 기대를 품게 만든다. 박진감 넘치는 액션을 선보이지는 못하지만 민첩하고 처세에 강한 그리고 슬픔에 젖어 있는 요원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영국이 아닌 다른 곳을 배경으로 한 액션 스파이영화에서도 그녀의 활약을 보고 싶게 만드는 영화다.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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