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애완동물이라고 불렀던 개와 고양이. 애완에서의 완(翫)이 ‘가지고 놀다’의 뜻임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 지금까지 ‘사랑하는 장난감’으로서의 애완동물이었다면, 우리는 지금 그들을 ‘반려동물’이라고 부른다. 반려동물은 반려(伴侶), 즉 짝이 되는 동무라는 뜻이다. 애완동물이었던 그들은 시대를 거슬러 이제 인생을 같이하는 짝으로서의 반려동물이 된 것이다.
‘반려동물의 마음을 읽’는 프로그램을 표방한 tvN <대화가 필요한 개냥>이 스타트라인에 섰다. 스스로를 4천만 비반려동물인의 대표라고 칭하는 김구라가 MC를 맡았다. 배우 이수경의 집으로 간다. 동동이와 부다, 두 형제견의 하루는 마치 이수경이 두 아이의 엄마인 듯한 느낌을 갖게한다. 그리고 알 길이 없는 반려견의 마음을 전문가의 해설로 듣는다. 동동이와 부다가 싸우는 이유도 알고, 어떻게 하면 이들이 사이좋게 지낼 수 있는지에 대한 솔루션도 곁들여진다. 패널들은 반려동물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읽기 위해 연신 한숨과 탄성을 뱉어낸다.
약육강식의 동물 세계를, 즉 그들의 본능을 조명한 KBS <동물의 왕국>, 그리고 이어서 우리 곁에 친밀하게 다가오는 애완동물의 시대를 다룬 SBS <TV 동물농장>은 지난 수십년간 간판 동물 프로그램의 자리를 지켜왔다. 그들이 우리 사회의 동물에 대한 인식과 트렌드를 반영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고양이와 개로 대표되는 반려동물은 우리에게 인간 친구와 같은 수준의 소통과 이해를 요구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반영하는 프로그램이 지금은 많이 부족한 것 또한 사실이다. <대화가 필요한 개냥>이 그 선봉에 설 수 있을지, 이들의 다음 대화가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