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은 9등급인 학생들은 매일 수업을 마치면 ‘땐’스 스‘뽀’츠를 춘다. 엄마가 병원에 입원해 동생 둘을 키우는 친구도 있고, 창업하기 위해 서울에 있는 학원에 다니려는 아빠와 떨어져 지낼 예정인 친구도 있다. 속상한 일이 많아 밤에 종종 술을 마시고 학교에 등교하는 친구도 있다. 저마다 가정환경도, 형제관계도 다르지만 이규호 선생님은 아이들을 하나하나 자식 대하듯 아끼고 챙겨준다. 땐뽀반은 대회에 나가기 위해 춤 연습에 매진한다.
<땐뽀걸즈>는 지난해 <KBS 스페셜>에서 방영된 다큐멘터리를 영화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줄거리만 보면 각각 수영과 음악을 통해 성장하는 <워터보이즈>(2001)나 <스윙걸즈>(2004) 같은 야구치 시노부식 성장담이 떠오를 법도 하지만, 이규호 선생님이나 아이들에게 댄스 스포츠는 열심히 노력해 도달해야 할 목표가 아니다. “우리가 급하게 하면 서로 감정이 상할 수 있다. 즐거운 마음으로 춤을 춰야 한다”는 선생님의 말대로 이들에게 춤은 서로를 이해하고, 친하게 만드는 매개체다. 물론 이조차도 쉽지 않다. 실력도, 연습량도 제각각이라 중요한 연습이 있는 날 손발이 맞지 않으면 단장 시영은 친구들에게 아쉬운 소리를 해야 한다.
열여덟 소녀들이 춤을 추는 모습만큼이나 이들을 지도하는 이규호 선생님은 이야기에 따스함을 불어넣는다. 이규호 선생님은 할머니와 단둘이 살며 비싼 월세를 감당해야 하는 현빈의 사정을 듣고 “그것도 모르고 춤추자고 해서”라며 미안해한다. 몸이 아픈 제자를 태우고 시내 병원까지 갈 만큼 헌신적이다. 그 점에서 <땐뽀걸즈>는 등대 같은 선생님에 대한 헌사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