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시절 바이올린 연주자였던 마조리(로이스 스미스)는 치매로 점점 기억을 잃어가는 85살 여성이다. 그녀의 곁에는 죽은 남편의 40대 모습으로 복원된 인공지능 월터(존 햄)가 있다. 마조리가 월터의 모습을 40대로 원했던 것은 그녀가 가장 행복했던 시절의 남편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월터는 그녀의 요청에 따라 행복했던 순간의 추억을 들려주고 그녀와 대화를 나눈다. 이 영화의 배경은 미래다. 프라임이라는 인간의 환영(죽은 자)이 인간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인공지능 프로그램(홀로프로그램)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프라임과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는 프라임에게 죽은 사람에 대한 기억을 전달해줘야 한다. 영화에서는 사위 존(팀 로빈스)이 인공지능 월터에게 자신이 알고 있는 장인(월터)에 관해 얘기해준다. 영화는 인간의 기억이 진실일 수도 거짓일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왜냐하면 인간은 본능적으로 자신에게 불리한 기억을 감추고 유리한 기억만을 소환하기 때문이다. 딸 테스(지나 데이비스)의 “기억은 퇴적층과도 같아서 잊어버려도 거기에 있다”는 말처럼. 마조리는 기억을 잃어가면서 50년 동안 금기어였던 죽은 아들 데미안의 이름을 말한다. 그녀가 지우고 싶었던 사실이 기억 깊숙한 곳에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조던 해리슨의 연극 <마조리 프라임>이 원작이다. 감독은 이 영화를 실내극처럼 촬영했고 대화 장면을 중심으로 구성했다. 감독은 영화의 말미에 프라임들만의 대화 장면을 보여준다. 인간이 배제된 그들만의 대화(인간의 기억)는 섬뜩한 느낌마저 든다. 영화를 보는 동안 길을 잃지 않으려면 등장인물의 대화와 회상 장면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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