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조용한 가족> 나문희 - 여전한 그 표정
2017-10-19
글 : 이화정
<조용한 가족>

‘탤런트 박인환, 나문희 부부로 출연.’ 1998년 <조용한 가족>의 개봉에 부쳐 탤런트 나문희의 스크린 진출은 일간지의 주요 소재였다. 1961년 MBC 라디오 1기 공채 성우로 데뷔, 드라마 배우로 각인됐던 나문희의 새로운 도전이었다. 조용하지도 않을뿐더러 이상한 아웃사이더가 모인 ‘조용한 가족’. 정리해고 당한 아버지가 개업한 산장에는, 만화책 보며 뒹구는 삼촌(최민식), 폭력 전과를 둔 아들(송강호), 얌전한 척만 하는 큰딸(이윤성), 그리고 기기묘묘한 어린 딸(고호경)이 있었고, 나문희는 오합지졸 가족들을 규합하는 유일한 잔소리꾼 어머니였다. 코믹과 스릴러가 교배된 <조용한 가족>은 김지운 감독을 알린 작품이자 돌아보면 배우 캐스팅 조합이 기적에 가까웠던 작품이지 싶다. 당시 <씨네21>이 주최한 제1회 막동이 시나리오 공모전 당선작이었고, <아이 캔 스피크>의 공동 제작사인 명필름의 세 번째 제작 작품이었다. 부러 연기하지 않아도, 리얼하고 디테일한 연기에 웃음과 애환이 묻어나는 넘볼 수 없는 연기. ‘테크닉’이라는 말로 설명되지 않는 나문희의 자연스러운 연기를 브라운관에서 스크린으로 확장시킨 첫 시도. 지금 다시 <조용한 가족>을 찾아, 한순간도 놓칠 수 없는 배우 나문희의 그 디테일을 확인해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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