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더 테이블>

극장 배급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했다고 그 영화가 진정 재미없고 의미없는 영화인 건 아니다. 상업영화에 비해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적은 저예산 예술·독립영화를 위해 영화진흥위원회가 의미 있는 사업을 마련했다. 영화진흥위원회와 <씨네21>이 함께하는 히든픽처스는 ‘저예산영화 온라인 유통 마케팅 지원사업’의 새 이름이다. 저예산 예술·독립영화들이 온라인 및 디지털 플랫폼에서 더 많은 관객과 만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으로, 예술·독립영화의 재미와 가치를 환기시키고 디지털 온라인 수익을 향상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예술·독립영화로 인정을 받은 순제작비 10억원 미만의 한국영화 중 IPTV, 디지털 VOD 배급작에 한해 히든픽처스를 선정한다.

<소나기>

<시인의 사랑>

10월의 히든픽처스로는 <사월의 끝> <안녕 히어로> <저수지 게임> <소나기> <더 테이블> <시인의 사랑> 이상 6편이 선정됐다. 김광복 감독의 <사월의 끝>은 공무원 시험 준비생 현진이 낡은 아파트로 이사 오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좇아가는 미스터리 스릴러로, 저예산 장르영화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한영희 감독의 <안녕 히어로>는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 아들의 시선을 따라가는 감동적인 다큐멘터리고, 최진성 감독의 <저수지 게임>은 주진우 <시사IN> 기자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비자금을 추적해가는 과정을 담은 스릴 넘치는 다큐멘터리다.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연필로 명상하기’가 선보이는 한국 단편문학 애니메이션 <소나기>는 안재훈 감독이 황순원 작가의 원작 소설을 한폭의 수채화처럼 그려낸 아름다운 작품이다. 하나의 카페 테이블에 하루동안 머물다 간 네개의 인연을 보여주는 김종관 감독의 <더 테이블>은 정유미, 한예리, 정은채, 임수정까지 한국영화가 사랑하는 네 배우의 섬세한 감성을 고스란히 느끼게 해준다. 시 쓰는 일 외에는 아무 욕망이 없는 제주도의 시인에게 어느날 느닷없이 찾아온 특별한 사랑을 귀엽게 그린 김양희 감독의 <시인의 사랑> 역시 양익준, 전혜진, 정가람 세 배우의 활약이 빛나는 영화다.

<안녕 히어로>

<씨네21>은 히든픽처스로 선정된 이들 작품 중 일부를 선별해 해당 영화의 감독과 배우, 그리고 평론가와 방송인 등이 출연하는 홍보영상을 만들어 지원한다. 앞서 주성철 <씨네21> 편집장이 <재꽃>을, 컬투가 <소나기>를 강력 추천했다, 더불어 감독, 배우와의 온라인 인터뷰를 진행해 관객과의 소통을 시도할 예정이다. 극장에서 놓친 히든픽처스를 이제는 다채로운 창구에서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