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人]
<7호실> 성승택 촬영감독 - 공간에 리얼리티를 살렸다
2017-11-30
글 : 김현수
사진 : 최성열

이용승 감독의 <7호실>은 망해가는 DVD방을 중심으로 주인과 아르바이트생이 평범한 삶을 살아보겠다고 평범하지 않은 일들을 벌이면서 사건이 발생하는 영화다. 모든 사건의 중심에는 DVD방이 있어 이 공간이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성승택 촬영감독은 실제 압구정 인근에서 영업하는 DVD방을 답사하던 중, “1970년대 할리우드 팝아트 스타일의 너무 화려하고 영화적인 공간”에 놀랐다고 한다. “DVD방이라는 사실적인 공간을 영화적인 순간과 잘 만날 수 있게 정리해주는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 “동선이 복잡하고 긴 복도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현장의 날것 같은 반응과 움직임, 대사를 어떻게 잘 잡아낼 수 있는지”를 고민했다. 성승택 감독은 이용승 감독의 전작 <10분>의 촬영감독으로 인연을 맺었다. 그때부터 알고 지낸 이용승 감독의 연출 스타일에 따라 현장성을 중요하게 고민했다. “자연과 시간을 중시하고 날마다 배우의 움직임이나 대사, 현장감을 살리는 데 치중했다.” 조명도 인물 라이트보다는 공간과 시간을 중심으로 라이트를 설계했으며 “인물 중심의 라이트와 빛을 중요시하는 공간 중심의 조명 중에서 고전주의적인 후자쪽을 선택했다.” 배우들의 동선이나 블로킹에 관심이 많고 사람을 보는 예리함이 있는 이용승 감독의 현장에서 그는 “마치 현미경을 대고 일상의 극사실주의 순간을 찍는” 카타르시스를 종종 느꼈다.

성승택 감독은 대학에 미술전공으로 입학했으나 사진 동아리에 들어가 사진을 오래 배웠고 또 졸업 즈음에는 영화가 하고 싶어 막막해하다가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전문사 모집 신문 공고를 보고 지원했다. “처음에는 다큐멘터리 만드는 곳인 줄 알고 들어갔다. (웃음)” 전문사 1기 촬영 전공으로 들어가 “조명을 더 많이 배웠다”는 그는 1999년 오점균 감독의 <만수야 그동안 잘있었느냐> 현장을 시작으로 수십편의 장·단편 현장의 촬영부를 경험하면서 한동안 조명팀에서도 일했다. “단편영화를 찍는데 조명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너무 궁금해서 시작한 일”이 직접 조명부로 몇편의 촬영까지 겸하게 된 것. 임재영 조명감독(<정사> <텔 미 썸딩> <와이키키 브라더스> 등)을 가장 존경한다고 꼭 써달라고 당부까지 한다.

새로 이사간 집의 옆집이 장애인 사회복지시설이기에 불안해하는 가족들과 동네 풍경을 찍기 시작한 작업이 어느새 한편의 다큐멘터리로 완성되었다. 이렇게 완성된 <옆집>은 제18회 장애인영화제 대상을 수상했고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앵글 다큐멘터리 경쟁부문에도 초청되어 비프 메세나상을 수상했다. “미래가 어디로 흘러갈지 아무도 모른다”고 말하는 그는 “날것 같은 영화를 한번 해보고 싶다”고 한다. 그의 차기작이 기다려진다.

연필깎이

“노트북도 노출계도 다른 감독들이 이미 다 했기에 무얼 소개할까 고민했다. (웃음) 이 연필깎이는 꽤 오랫동안 지니고 다녔다. 나는 프로덕션 회의 들어갈 때마다 연필로 메모를 하거나 콘티를 직접 그린다. 그림을 그리거나 혹은 생각을 해야 할 때마다 연필을 깎다보면 생각이 정리되곤 하더라. 좋은 브랜드 제품은 아니지만 의지하게 되는 물건이다.”

연출 2017 <옆집> 촬영 2014 <오늘의 연애> 2013 <10분> 2012 <점쟁이들> 2011 <창수> 2011 <열여덟, 열아홉> 2009 <요가학원> 2008 <걸스카우트> 2008 <고고 70> 촬영팀 2007 <해부학교실> 스테디캠 2007 <복면달호> B카메라 2006 <괴물> B카메라 2006 <오프로드> 2005 <너는 내 운명> 2004 <발레교습소> 조명 2002 <버스, 정류장> 제2조명조수 2001 <와이키키 브라더스> 제3조명조수 2001 <세이 예스> 조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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