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이 없는 날 현장에 안 나가면 스탭들이 이상하게 생각했다. 전화를 걸어와 ‘어디세요, 왜 안 오세요?’ 그러면서. (웃음)” <범죄도시>를 찍을 때 전재형 무술감독은 현장에서 살다시피했다. 액션 신 분량이 시나리오의 2/3에 달했기 때문이다. 허명행 무술감독으로부터 함께하자는 제안을 받고 합류한 그는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 “선과 악이 뚜렷하게 구분됐고, 무술감독으로서 시도할 게 많아서 좋았”다.
그가 강윤성 감독과 함께 논의한 <범죄도시>의 액션 컨셉은 “기교를 부린 액션이 아니라 현실적인 액션”이었다. 흑룡파, 춘식이파, 이수파, 강력반 형사 등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는 이야기에서 그가 신경 쓴 조직은 장첸(윤계상), 위성락(진선규), 양태(김성규)로 구성된 흑룡파, 그러니까 장첸 일당이었다. “한꺼번에 달려들어서 이기는 전형적인 싸움 방식을 보여주는 게 싫었”던 까닭에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장첸 일당을 “들개 무리처럼 묘사”하는 거였다. 폐지 처리장에서 장첸 일당이 위압적인 모습으로 등장하는 영화의 초반부, 장첸 일당에게 “독사파 조직원을 토끼 다루듯 놀았으면 좋겠다”고 주문한 것도 그래서다. 또 말보다 손이 먼저 나가는 마석도(마동석) 형사는 “마동석의 피지컬이 적극 반영”됐다. “실제로 형사들은 손바닥을 아래에서 위로 치는 기술을 사용한다. 골절 위험 때문에 주먹을 쓰지 않는다. 그런 기술을 마석도에게 반영했다.” 마석도와 장첸의 캐릭터를 잘 구축한 덕분에 마석도와 장첸이 맞붙는 공항 화장실 액션 신은 꽤 징글징글하다. “어떻게 하면 장첸이 마석도의 어마어마한 힘에 대등하게 싸울 수 있을까 고민했는데, 장첸에게 독한 면모를 보여주자는 결론을 내렸다. 상대가 누구라도, 어떤 상황에서든 이길 수 있다는 독한 모습 말이다.”
전재형 무술감독은 어릴 때부터 태권도, 전통 활, 24반무예 등 여러 무술을 섭렵했다. 친구의 권유로 2002년 서울액션스쿨에 들어가 그곳에서 <태극기 휘날리며>(감독 강제규)를 시작으로 <아라한 장풍대작전>(감독 류승완),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감독 김지운) 등 많은 한국영화에서 무술팀으로 활동한 뒤 <동주>(감독 이준익)로 무술감독 데뷔했다. 그가 좋아하는 액션스타는 홍금보다. “육중한 체격 때문에 멋진 동작을 선보이기가 쉽지 않은데 홍금보는 동작에서 나오는 힘이 보통 배우들과 다르다”는 게 그의 설명. “주로 와이어 액션을 맡아온” 그는 앞으로 스승 정두홍 무술감독처럼 “에너지가 넘치는 무술감독이 되는 게 꿈”이다. “정두홍 감독님은 현장이든 운동할 때든 항상 에너지가 넘치신다. 그 같은 무술감독이 되고 싶다”는 게 그의 굳은 각오다.
노트북
“아내가 선물해준 노트북으로, 촬영장에 갈 때 가장 먼저 챙긴다. 단편 작업도 많이 하는데 프리 비주얼 작업을 하는 데 꼭 필요하다. 편집을 직접 하냐고? 영상 작업이 직업인 까닭에 당연히 능숙하게 다룰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술 2017 <옆집> 2017 <범죄도시> (공동무술감독 허명행) 2015 <동주> 무술팀 2017 <남한산성> 2017 <군함도> 2017 <옥자> 2017 <대립군> 2016 <아수라> 2016 <밀정> 2016 <부산행> 2015 미드 <센스8> 2015 <베테랑> 2015 <암살> 2014 <타짜: 신의 손> 2014 <군도: 민란의 시대> 2013 <감시자들> 2012 <베를린> 2012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 2010 <황해> 2008 <다찌마와 리: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 2008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2004 <아라한 장풍대작전> 2003 <태극기 휘날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