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영화·미디어 산업의 지각변동이 일어나려 한다. 월트 디즈니가 루퍼트 머독이 이끌고 있는 거대 미디어 그룹 21세기 폭스의 영화 스튜디오, TV 프로덕션 사업 부문을 600억달러에 인수할 계획이라고 미국 <CNBC> <월스트리트 저널> 등이 보도했다. 디즈니는 21세기 폭스의 지분 중 TV 콘텐츠, 일부 케이블 채널, 온라인 스트리밍 훌루의 지분 등을 인수할 계획이다. 21세기 폭스가 뉴스와 스포츠 사업을 강화하는 쪽으로 사업을 재편하기 위해 인수를 진행하는 만큼 폭스의 뉴스 채널과 스포츠 사업부는 매각 대상이 아니다.
미국 언론은 디즈니가 21세기 폭스와의 ‘빅딜’을 추진하게 된 배경으로, 미국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 넷플릭스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올해 8월 디즈니는 2019년부터 넷플릭스와 콘텐츠 공급 계약을 중단하고 독자적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를 구축하기 위한 포석으로 스트리밍 비디오 회사인 밤테크의 지분 상당수도 인수했다. 이런 상황에서 디즈니가 아마존과 넷플릭스와 경쟁하고 있는 폭스의 스트리밍 서비스 훌루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더불어 인수가 성사되면 디즈니는 폭스의 방대한 콘텐츠도 얻게 된다. 폭스의 <엑스맨> 시리즈는 물론 <데드풀> <에일리언> <아바타> 등의 판권이 디즈니로 넘어가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 최종 인수가 성사된 것은 아니다. <NBC>와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보유하고 있는 컴캐스트 역시 폭스 인수전에 뛰어든 상태다. 물론 대다수의 미국 언론은 디즈니의 폭스 인수가 발표만 남았다고 보고 있다. 한편 21세기 폭스의 제임스 머독 최고경영자가 2005년부터 디즈니 최고경영자 자리를 지키고 있는 로버트 아이거의 후임으로 거론되고 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로버트 아이거의 임기는 2019년 7월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