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프리 파이어> 총질에서 시작해 총질로 끝나는 독특한 영화
2017-12-13
글 : 김성훈

1970년대 미국 보스턴, 한 무리의 사람들이 무기를 거래하기 위해 폐공장에 모였다. 크리스(킬리언 머피)는 아일랜드 무장투쟁에 쓸 M16을 구매하기 위해 무기 중개상 저스틴(브리 라슨), 오드(아미 해머)의 소개로 버논(샬토 코플리)을 만난다. 정부조직 요원 프랭크(마이클 스마일리)가 크리스와 대동해 무기 거래 현장을 찾는다. 서로를 쉽게 믿지 못해 예민해진 상황에서 버논이 크리스가 원하는 총을 가지고 오지 않으면서 일촉즉발의 상황이 된다. 우연히 무기 거래 전날 밤 바에서 다툼이 있었던 부하 스티보(샘 라일리)와 해리(잭 레이너)가 서로를 알아보면서 총탄이 떨어질 때까지 총질이 벌어진다. 폐공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된다.

<프리 파이어>는 캐릭터에 대한 최소한의 정보만 알려준 채 총질에서 시작해 총질로 끝나는 독특한 영화다. 캐릭터가 누구인지는 플래시백 하나 없이 오로지 등장인물끼리 주고받는 대사로만 짐작할 뿐이다. 모두가 죽기 전까지는 멈출 수 없을 만큼 갈등이 심각한 싸움도 아닌데 일직선으로 질주하는 이들의 난장판에 눈을 떼기가 힘들다. 그건 폐쇄된 공간에서 인물의 동선과 총격 신이 정교하게 설계된 덕분일 것이다. 전형적인 서사 구조가 아닌 까닭에 다소 불친절하게 느껴질 수 있고, 총격 신이 쉴 새 없이 펼쳐지는 만큼 피로하고 허무하게 다가갈지도 모르겠다. <프리 파이어>는 <하이-라이즈>(2015)를 연출했던 벤 휘틀리 감독의 신작으로, 제41회 토론토국제영화제 미드나이트 매드니스 부문에서 관객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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