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탐방]
[순천향대학교 SCH미디어스 공연영상학과] 창의력과 기술력 겸비한 융합인재 기른다
2017-12-18
글 : 곽민해 (객원기자)
사진 : 백종헌

매서운 추위가 시작된 초겨울에 순천향대학교 캠퍼스를 찾았다. 추운 날씨에도 유독 분주해 보이는 학생들이 눈에 띄었다. 영화제 ‘KINOFF’를 준비하는 순천향대학교 공연영상학과 학생들이다. ‘KINOFF 영화제’는 매년 2학기 말에 개최되는 영화제로 학생들이 만든 단편영화를 상영하는 자리다. 상영되는 영화는 물론, 영화제 행사에도 학생들의 손이 가지 않은 곳이 없다. 상영 순서와 무대 연출, 사운드 등을 학생들이 직접 구상하고 센스 있는 사회 멘트까지 준비했다. 행사에서 사회를 맡은 공연영상학과 1기 이우빈 학생은 “실습 수업이 많아서 올해만 4∼5편의 영화를 찍었다”며 “이론 수업보다 촬영 경험을 중요시하는 편이라면 학과의 지원에 만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입생 선발 과정에서 지원 분야에 대한 기초 지식과 비전을 중요시하는 순천향대학교는 입학 후 곧바로 자신의 작품을 만들게 한다. 1학년 1학기때부터 영상기초표현실기 교과를 통해 1∼3분 정도의 영상 프로젝트를 맡게 된다. 학과장인 민경원 교수는 “촬영감독, 프로듀서 등 현직에 있는 전문가를 초청해 강연도 열고 있다”며 “학생들이 현장에서 작업하며 느꼈던 고충을 나누고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자리”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동주>(2016), <박열>(2017) 등을 잇따라 연출한 저력을 선보인 이준익 감독이 방문했다.

원활한 실습을 위해 기자재와 시설, 실습비도 든든하게 지원한다. 수업 및 제작을 위한 기획실과 스튜디오, 영상특수효과실, 편집실, 사운드녹음실, 시사실, 공연영상자료실, 조명실습실, 매체연기실습실, 무용실습실, 보컬연습실, 분장실 등을 구축했다. 시사나 공연이 가능한 공간으로는 소극장, 중극장, 대극장을 보유하고 있다. 학생들은 이들 시설을 24시간 내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이에 더해 내년에는 VR 스튜디오를 완공하고 6억원 규모의 공연장 리모델링을 진행할 예정이다.

공연영상학과는 기존의 영화애니메이션학과와 연극무용학과를 통합한 것이다. 통합과 함께 지난해 완공된 SCH미디어랩스에 둥지를 틀었다. SCH미디어랩스는 11개 학과가 소속되어 있는 단과대학이다. 공연영상학과를 포함해 스마트자동차학과, 에너지시스템공학과, 빅데이터공학과, 사물인터넷학과, 건축학과,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한국문화콘텐츠학과, 영미학과, 중국학과, 디지털애니메이션학과가 SCH미디어랩스 소속이다. 인문계와 이공계, 예체능이 한데 모인 미디어랩스는 이런 장점을 살려 예술과 기술의 경계를 허무는 융합교육을 지향한다. 3학년 때부터는 융합전공을 수강할 수도 있다. VR전공, 트랜스미디어, 영상디자인, 웰니스게임, 스마트케어, 웰니스로봇, 글로벌 웰니스 관광 등 새로운 기술 트렌드를 반영한 전공들이 마련됐다. 민경원 교수는 융합전공에 대해 “주 전공 수준으로 포괄적인 교육을 제공하는 과정”이라며 “연극만, 영화만 전공하는 시대를 넘어 다양한 분야를 두루 공부하려는 학생들이 많다”고 설립 취지를 밝혔다.

이 모든 과정을 잘 따라갈 수 있을지 겁이 난다면, 전공 멘티와 생활 멘티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1학년 학생 전원이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순천향대학교는 캠퍼스 생활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이에 따라 학교 생활에 관해 상담하고 적응을 도와주는 생활 멘티가 배치된다. 전공 멘티 제도의 경우 같은 학과 내 선후배 사이를 멘토-멘티 관계로 맺어주는 것이다. 다양한 동아리 활동을 통해 좋은 영향을 주고받는 선후배 사이로 성장할 수 있다. 공연영상학과 1기 김경은 학생은 “새롭게 만들어가는 학과이고, 지금 하는 활동이 곧 학과의 역사가 된다는 생각 때문에 매 순간 공들여 작업하게 된다”고 했다. SCH미디어랩스는 신예의 의지로 재무장하고 문화예술 분야의 전문가로 성장하고 싶은 학생들을 기다리고 있다.

민경원 순천향대학교 SCH미디어랩스 공연영상학과 교수

“자신만의 비전 보여줄 수 있어야”

-순천향대학교가 지향하는 인재상이 궁금하다.

=창작을 즐기는 학생들이 들어오면 좋겠다. 자신의 영화를 많이 만들고 싶은 사람, 공연 경험을 많이 쌓고 싶은 사람에게 좋은 환경일 거라고 자부한다. 창작을 하려는 이들이라면 많이 읽고, 쓰고, 만들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세계 우수 영화 100편 보기 운동’처럼 자체적인 캠페인을 하는 이유도 학생들의 경험치를 늘리기 위해서다. 물론 학과에서는 학생들의 창작 활동을 전폭적으로 지원할 생각이다. 실습 장비도 학생들과 의논해 해마다 새롭게 확충하고 있다.

-실기평가 점수가 사실상 당락을 결정한다.

=연출제작전공의 경우 학생들이 4개 분야 중 하나를 선택하면 그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다. 관심 분야가 있다는 건 나름대로 공부를 했다는 의미다. 지원자가 정말로 흥미가 있는지, 왜 선택한 분야에서 일하고자 하며 미래에 대한 의지는 어느 정도인지를 평가한다. 미래에 대한 자신만의 비전이 있는 학생에게 높은 점수를 준다. 연기전공의 경우 고전이나 현대 희곡을 구분하지 않고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작품을 보여주면 좋겠다. 자신만의 개성 있는 연기가 중요하다.

-풍부한 장학 혜택을 강조했다.

=프라임 사업으로 신입생 중 절반가량이 4년 전액 장학금을 받는다. 엄청난 혜택이다. 입학 때 장학 혜택을 못 받더라도 성적 장학금과 교수 추천 장학금 등이 있기 때문에 많은 기회가 열려있다. 학생들도 그만큼 열정을 가지고 수업에 임하고 있다. 지각이나 결석도 거의 없는 편이다.

-산업 현실을 반영한 교육 과정이 돋보인다. 앞으로의 비전은 무엇인가.

=학생 창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다. 학교가 기업이 되고, 학생들이 기업 내에서 자신만의 역량을 길러 졸업과 동시에 자기의 회사를 창업할 수 있도록 학교와 학과 차원에서 적극 지원을 할 예정이다. 학생들의 사업에 필요하다면 졸업 후에도 시설과 장비를 이용할 수 있는 애프터서비스 제도도 운영하려고 한다. 보다 도발적이고 새로운 교육만이 새로운 학생을 양성할 수 있는 방법인 것 같다.

학과 소개 및 전형 소개

순천향대학교는 1974년 개원한 순천향병원과 함께 성장했다. 1978년에 순천향 의과대학이 들어섰고, 1990년 종합대학으로 승격했다. 현재는 7개 단과대학과 7개의 대학원, 전국에 부속병원을 가진 내실 있는 대학으로 성장했다. 2017년에는 대형 프라임 사업에 선정되며 해마다 최대 150억원을 3년간 지원받게 됐다. 이런 비전 아래 태어난 SCH미디어랩스는 산업과 교육의 연계를 선도하는 대학이라는 목표를 담고 있는 프로젝트다. 11개 학과가 소속돼 인문학적 소양과 실무 능력을 고루 갖춘 인재 양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스마트자동차학과, 에너지시스템학과, 빅데이터공학과, 사물인터넷학과, 건축학과는 스마트테크(SmarTech)로,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한국문화콘텐츠학과, 영미학과, 중국학과, 공연영상학과, 디지털애니메이션학과는 휴먼테크(HumanTech)로 구분한다. 전공 분야를 심화 학습할 수 있는 융합전공도 운영되고 있다. 웰니스 로봇, 웰니스 게임, 트랜스 미디어, 영상 디자인, VR 등 7개 전공이 개설됐다.

순천향대학교 공연영상학과도 SCH미디어랩스 소속이다. 문화예술콘텐츠 전문가를 양성하려는 목표를 지닌 현장교육시스템 기반의 학과다. 2018년도 정시 모집 다군에서 연출제작전공과 연기전공을 7명씩 선발한다. 실기와 수능 성적을 합산해 합격자를 가리지만, 실기평가가 차지하는 비율이 88.2%이므로 사실상 실기점수가 당락을 가리는 셈이다. 연출제작전공의 경우 구술시험을 진행한다. 지원자가 영화연출 및 시나리오, 영화촬영조명, 영화편집 및 사운드, 영화기획 및 홍보 중 하나를 선택하면 이에 관해 질문한다. 연기전공의 경우 지원자가 자유연기와 특기(노래 또는 춤)를 발표한 후 질의응답 시간을 갖는다. 발표 3분, 질의응답 2분으로 총 5분 동안 진행된다. 5분을 엄격히 지키는 편이므로 시간 조절에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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