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위대한 쇼맨> 쇼와 예술의 본질을 묻는 영화
2017-12-27
글 : 박지훈 (영화평론가)

바넘(휴 잭맨)은 가난한 재단사의 아들이었다. 아버지까지 병으로 죽자 그는 고아로서 힘겨운 삶을 보내야 했지만, 그에게는 채리티(미셸 윌리엄스)와 사랑을 이루겠다는 꿈이 있었다. 결국 채리티와 결혼을 한 바넘은 환상의 세계를 보여주겠다는 자신의 또 다른 꿈을 이루기 위해 특별한 외모를 가진 사람들을 찾아 나선다. 수염난 여성, 키 작은 사람, 뚱뚱한 사람 등 외모로 인해 소외된 사람들을 동료로 영입한 바넘은 환상이 현실이 되는 특별한 쇼를 연다. 쇼는 성공적이었지만, 진실이 없다는 언론의 평가와 저질 쇼라는 사람들의 비난에 상심한 바넘은 상류층까지 좋아할 수 있는 쇼를 기획하기 위해 상류층 연극인 필립(잭 에프런)을 영입한다. 필립과 함께 유럽 제일의 오페라 가수 제니(레베카 퍼거슨)를 만난 바넘은 제니에게 매료되어 가족과 동료들을 외면하고 상류사회에 편입되기를 희망한다.

최고의 쇼맨, 현대 서커스의 창시자, 홍보의 귀재 혹은 사기꾼으로 불린 P. T. 바넘의 실화에 기초한 뮤지컬영화다. 단지 쇼맨의 일대기가 아니라 쇼와 예술의 본질을 묻는 영화다. 대중은 바넘의 서커스를 그저 볼거리로 향유했겠지만, 서커스 단원들에게 쇼는 자신의 삶을 드러내는 예술이었다. 쇼는 가장 억눌린 자들이 자신의 상처를 치료하는 방법이었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하는 진실한 수단이었다. 이 인물들의 고뇌와 환희가 <라라랜드> 작사팀이 참여한 O.S.T와 융화된다. 노래와 서사, 볼거리와 삶이 유리되지 않는 즐거운 향연 속에서 바넘의 쇼가 주는 생명력이 관객에게 전달된다. 2018 골든글로브 작품상, 남우주연상 후보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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