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 함께-죄와 벌> 이준혁 - 선악의 양면을 연기한다
2018-01-05
글 : 이주현| 사진 : 백종헌|
<신과 함께-죄와 벌> 이준혁 - 선악의 양면을 연기한다

<신과 함께-죄와 벌>에서 절대 저승의 지옥문을 통과하지 못할 것 같은 캐릭터 중 하나는 박 중위다. 박 중위는 제대를 앞둔 병장 수홍(김동욱)과 관심병인 원 일병(도경수) 사이에서 벌어진 총기사고를 덮기 위해 최악의 선택을 하는 인물이다. 하지만 박 중위는 타고난 악인이 아니라 못난 악인이다. 박 중위를 연기한 이준혁의 커다란 두눈에는 박 중위의 갈팡질팡하는 마음이 그대로 드러난다. 겁먹은 두눈, 그러나 애써 두려움을 숨기려는 두눈은 드라마 <비밀의 숲>에서 그가 연기한 서동재 검사가 보여준 눈빛이기도 했다. 드라마 <수상한 삼형제> <적도의 남자> 등으로 얼굴을 알린 이준혁에게 2017년은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짜릿함”을 맛보게 해준 해였다. <신과 함께-죄와 벌>이 천만 관객을 넘기기 이틀 전, 스크린 속 박 중위와는 딴판의 이준혁을 만났다.



-<신과 함께-죄와 벌>이 천만 관객 돌파를 앞두고 있다. 기분이 어떤가.



=최근에 친구들이랑 행복이 뭔가에 대해 얘기한 적이 있다. 일적인 부분에서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다면 그건 뭘까 생각하다가, ‘참 다행이다’라고 말할 수 있다면 행복한 게 아닐까 싶더라. 그리고 지금 정말 다행이다, 라는 생각을 한다. 개봉 전 시사회장에서 참 많이 떨었고 걱정도 많이 했는데, 관객이 이렇게 영화를 좋아해줘서 너무 감사하고 다행이다.



-드라마 <비밀의 숲>에 이어 <신과 함께-죄와 벌>에서도 악역을 연기했다. 이후 주변의 반응이 달라지진 않았나.



=그전까진 쭉 선한 역할을 했고 본격적으로 악역을 한 건 그 두편이 전부다. 그런데 그 두 캐릭터가 완전한 악역이라고 생각지 않는다. 작품을 좌지우지하는 무서운 사람이 아니라 인간의 어두운 욕망과 부족한 면을 드러낸 인물, 계속해서 흔들리는 연약한 인물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관객도 무서워하거나 미워하기보다 웃으면서 봐주셨던 것 같다. 특히 <비밀의 숲>의 서동재 검사를 보면서는 ‘쟤 참 웃기다’ 하는 반응이었고.



-<신과 함께-죄와 벌>의 박 중위 캐릭터는 어떻게 이해하고 준비했나.



=박 중위는 한순간 실수를 저지른 사람이다. 사고가 나자, 수홍은 원 일병에게 박 중위한테 연락하라고 말한다. 그만큼 박 중위는 나름 열심히 살아온 괜찮은 사람인 거다. 그런데 순간적으로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하고, 그 실수 때문에 불안해하고, 그 실수를 덮기 위해 결국엔 잘못된 길을 향해 간다.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대부분 선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박 중위가 악역처럼 느껴지는 거지, 특별히 박 중위가 처음부터 나쁜 사람이라고 접근하진 않았다.



-CG를 고려한 연기가 생소하진 않았나.



=어릴 때 만화를 그리기도 했고, CG나 영화 전반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 오히려 그런 쪽의 상상력은 빨리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김용화 감독님이 워낙 디렉션을 정확하게 하신다. 현장의 분위기 메이커이기도 하고. 군부대 운동장에 모래 폭풍이 휘몰아치는 장면을 그린매트 앞에서 찍을 때도 감독님이 마이크 들고 ‘쿠쿠쿠쿵! 좋아! 뛰어!’ 하면서 효과음을 직접 넣어주셨다. (웃음) 영화에 누가 되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부담감이 컸지만 현장 분위기가 정말 좋아서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



-최근엔 2부작 드라마 <한여름의 추억>에서 멜로도 소화했다. 선호하는 장르나 부담스러운 장르가 있다면.



=20대 때는 멜로에 대한 호기심이 없었다. 멜로는 현실에서 하면 되니까, (웃음) 드라마에선 다른 것을 해보고 싶었다. 또 예전엔 재벌2세나 실장님처럼 멋있는 캐릭터도 부담스러웠는데 요즘은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1940~50년대 할리우드 고전영화 속 멋있는 남자들을 보면 나도 그렇게 멋있게 나이 들어가는 남자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작품에서 볼 땐 차가운 인상이 짙었는데 실물이나 성격은 전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자평하면 나무늘보 같은 스타일이다. (웃음) 냉철하고 무서운 사람이 못 된다. 연기할 땐 작품에, 캐릭터에 숨게 된다. 박 중위에 숨었다가, 서동재에 숨었다가. 캐릭터를 빌려서 관객과 소통하고 있다. 그래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다거나 나를 있는 그대로 노출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면 괜히 무섭고 떨린다.



-2018년엔 어떤 작품으로 만나볼 수 있나.



=일단 <신과 함께2>가 있고, 드라마 <너도 인간이니>의 촬영을 마쳤고, 드라마 <시를 잊은 그대에게>에도 출연할 예정이다.



-그런데 정말 실물이 ‘분위기 깡패’다.



=기자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실 거다. (웃음)



영화
2017 <신과 함께-죄와 벌>
2016 <두개의 연애>
2010 <악마를 보았다>
2009 <청담보살>
TV
2017 <한여름의 추억>
2017 <비밀의 숲>
2015 <파랑새의 집>
2012 <적도의 남자>
2011 <시티헌터>
2009 <수상한 삼형제>
2008 <그들이 사는 세상>
2007 <조강지처 클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