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제약회사의 변호사 두추(장한위)는 어느 날 정체를 알 수 없는 세력의 음모에 빠져 살인사건의 용의자가 된다. 누명을 쓴 두추가 경찰의 포위망을 뚫고 탈출하자 베테랑 형사 야무라(후쿠야마 마사하루)가 그를 쫓는다. 하지만 야무라는 사건의 이면에 또 다른 진실이 있음을 직감하고 두추와 협력을 시도한다. 한편 제약회사에 원한을 품은 의문의 여성 마유미(치웨이)가 두추를 돕는 가운데 킬러 레인(하지원)가 두추를 제거하기 위해 투입된다.
오우삼 감독이 본인의 장기로 돌아왔다. <맨헌트>는 1976년 영화 <그대여, 분노의 강을 건너라>를 리메이크한 오우삼 감독의 정통 액션 누아르다. 2014년 세상을 떠난 다카쿠라 겐에게 헌사를 바치고자 기획된 이 영화에서 오우삼은 지나간 것으로 취급되는 것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다. 오직 자신을 믿고 정의의 길을 걷는 남자들의 낭만과 의리, 순진하기까지 한 그 감성이 영화의 시작이자 끝이며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외양은 일견 화려하다. 장한위, 후쿠아먀 마사하루, 하지원 등 한·중·일 스타들을 한데 모은 캐스팅이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다. 하지만 그보다 인상적인 건 80년대 일본과 홍콩 장르영화를 오가며 활약했던 구니무라 준과 구라다 야스키의 화려한 액션을 다시 볼 수 있다는 거다. 80년대 홍콩영화를 연상시키는 고풍스러운 액션 스타일과 편집은 누군가에는 향수와 정취로, 누군가에게는 시대착오적인 정서로 다가올 것이다. 오우삼을 오우삼이란 하나의 상징적 위치까지 올려준 그만의 특징들, 장점은 물론 아쉬운 점까지 응축된 그야말로 ‘오우삼의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