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인조 도둑 아츠야(야마다 료스케), 고헤이(간이치로), 쇼타(무라카미 니지로)는 경찰의 눈을 피해 달아나다 교토의 낡은 잡화점에 숨어든다. 아츠야는 그곳에서 우편함을 살펴보다 우연히 32년 전에 쓰인 고민상담 편지를 발견하고 장난삼아 답장을 보낸다. 얼마 뒤 세 친구는 자신들이 보낸 답장이 현재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1980년과 이어진 마법의 우편함을 두고 당황하던 세 사람은 이윽고 가게 주인을 대신해 답장을 보내기 시작한다. 잡화점의 주인 나미야 할아버지(니시다 도시유키)가 죽은 이후 방치되었던 상담 창구는 그렇게 다시 문을 연다. 그렇게 편지를 주고받는 사이 나미야 할아버지의 비밀들이 조금씩 밝혀진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소박한 기적의 소중함을 설파하는 영화다. 시간을 넘나드는 우체통을 통해 사소한 순간들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원작의 내용을 최대한 성실하게 압축했다. <스트롭 에지>(2015), <늑대 소녀와 흑왕자>(2016) 등 순정물을 차례로 영화화하고 있는 히로키 류이치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안정된 연출을 선보인다. 다만 다양한 에피소드가 모아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원작의 추리적 요소가 대부분 사라진 것은 아쉽다. 굳이 눈물을 자아내려 하지 않아도 충분히 감동적인 이야기인데 몇몇 장면은 감정적으로 과도하단 인상도 지울 수 없다. 다행히 니시다 도시유키를 비롯한 베테랑 배우들의 연기가 종종 점프하는 감정들을 메운다. 서로가 서로에게 기적이 되는 인연의 소중함을 확인할 수 있는 따뜻한 판타지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