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아유]
<영웅본색4> 왕카이 - 기꺼이 망가트린 얼굴
2018-03-16
글 : 김성훈

<영웅본색4>에서 카이(왕카이), 마크(왕대륙), 차오(마천우) 세 주인공은 누가 맡더라도 원작의 적룡, 주윤발, 장국영과 비교될 게 당연하다. 원작 팬들이 추억의 클래식을 어떻게 훼손시킬지 쌍심지를 켜고 보는 가운데, 배우 왕카이는 잘해봐야 본전인 카이를 세 주인공 중에서 가장 먼저 맡기로 했다. 원작의 적룡에 해당되는 카이는 마크와 함께 밀수업을 하는 의리의 사나이다. 동생 차오가 경찰이 돼 자신과 다른 길을 가면서 형제 사이에 금이 가고, 그것으로 인해 벌어지는 비극을 온몸으로 감내하는 남자이기도 하다. 적룡과 비교하기엔 이야기가 전혀 다르고, 적룡의 아우라에 비할 바도 못 되지만, 그럼에도 왕카이가 보여준 카이는 우직하다.

왕카이는 2006년 드라마 <한추>(寒秋)로 데뷔해 10년간의 무명 생활을 보낸다. 목소리가 좋고, 표준어 발음이 정확해 후시녹음을 직접 하는 몇 안 되는 배우로도 익히 알려져 있다. 그런 그가 자신의 이름을 알리게 된 작품은 한국에도 많은 골수팬을 거느리고 있는 인기 드라마 <랑야방: 권력의 기록>이다. 이 작품에서 그가 연기한 정왕은 황제의 눈 밖에 난 7황자로, 고독하고 외로운 인물이다. 이어 출연한 드라마 <위장자: 감춰진 신분>에서는 삼중간첩 명루를 돕는 비서 명성을 연기했다. 머리에 포마드를 바르고, 정장 차림인 명성은 무뚝뚝한 남자다. 또 영화 <용의자 X의 헌신>에서 그는 천재물리학자 당천 교수를 연기했다. 이처럼 깔끔한 외양의 캐릭터를 주로 연기해온 그가 <영웅본색4> 출연을 결정하자마자 딩성 감독의 손에 이끌려 분장실에서 머리카락을 빡빡 밀어야 했다. 그것도 부족했는지 잘생긴 외모를 가리기 위해 더욱 지저분한 분장을 해야 했다.

왕카이는 스스로를 “메소드 연기자가 아니”라고 말하지만, 그가 보여주는 캐릭터들에서 왕카이의 실제 모습을 발견하기는 또 어렵다. “주름이 얼굴에 가득해도 매력적인 사람이 되고 싶다”고 하니 얼마나 더 많은 삶을 얼굴에 새겨넣을지 기대가 된다.

영화 2018 <영웅본색4> 2017 <용의자 X의 헌신> 2016 <철도비호> TV 2015 <랑야방: 권력의 기록> 2015 <위장자: 감춰진 신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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