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극장판 마법소녀 마도카★마기카 [신편] 반역의 이야기> 이상한 나라의 고독한 소녀들
2018-03-21
글 : 김소미

이상한 나라의 고독한 소녀들을 담았다. 오프닝의 내레이션부터 “희망을 갈망하며 저주를 받아들인다”는 결기에 가득 찬 목소리가 들려온다. 언뜻 달콤하고 화사한 장르적 미덕을 전시하는 듯 보이지만 <극장판 마법소녀 마도카★마기카 [신편] 반역의 이야기>는 음침하고 섬뜩한 잔혹동화에 가깝다. 중학생 마도카를 필두로 모인 마법소녀들은 밤마다 사람들의 절망으로 피어나는 ‘나이트메어’를 처단하며 살아간다. 전학생 호무라는 지나치게 안온한 나날들에 의문을 느끼고, 곧이어 자신들이 마녀의 결계 속에 갇혀 있음을 눈치챈다. 마녀를 추적하던 중 자신만이 유일하게 마도카의 존재와 기억을 간직한 사람임을 깨달은 호무라가 그를 위해 세계를 반역하는 과정이 이어진다. 자신을 소멸시켜서라도 누군가를 지키고 싶은 마음, 이른 사춘기의 처절한 감수성을 다크 판타지로 재해석한 영화다. 약속이 필요한 세계관과 특정 용어가 분명 낯설게 다가오지만, 시간과 기억의 테마를 사랑하는 일본 애니메이션 특유의 감수성 정도로 받아들여도 무방하다. 약간은 불투명한 내러티브보다 더욱 주목할 만한 지점은 전통적인 2D애니메이션에 콜라주, 퀼트 기법 등을 동원한 스톱모션이 결합된 장면들이다. 어둠이 내리면 온 세계가 몽환 속으로 빠져드는 독특한 회화성을 보여준다. 반면 낮에는 전면이 유리로 이뤄진 미래적인 건축물과 여러 문화가 뒤섞인 도시의 풍경으로 기묘한 이질감을 자아내고, 매 장면이 추억 속의 삽화처럼 쓸쓸하고 아름답다. 다만 중학생의 신체 부위를 성적으로 묘사하는 불필요한 장면들은 충분히 문제삼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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