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레디 플레이어 원> 머지않아 실현될 수도 있는 이야기
2018-03-28
글 : 임수연

머지않아 실현될 수도 있는 이야기다. 누구나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오아시스(OASIS)는 사람들이 현실을 잊고 현실보다 사랑할 수 있는 가상현실이다. 트레일러 빈민촌에서 살고 있는 웨이드 와츠(타이 셰리던)도 파시발이라는 이름으로 다른 사람들의 아바타와 만난다. 오아시스의 창시자 제임스 할리데이(마크 라일런스)는 자신이 게임 속에 숨겨둔 3개의 미션에서 우승한 사람에게 회사의 소유권과 유산을 물려주겠다는 유언을 남기고 세상을 떠난다. 힌트는 그에 대한 모든 것을 세세하게 남겨둔 <할리데이 저널> 어딘가에 있고, 핵심은 그가 사랑했던 80년대 대중문화다.

80년대 대중문화를 사랑한 오타쿠들을 위한 작품이다. 관객이 알고 있는 레퍼런스가 등장할 때마다 발견의 즐거움이 충만하다. 하지만 <레디 플레이어 원>의 가장 탁월한 점은 단순히 레퍼런스 나열에 그칠 수 있었던 설정을 뛰어넘어 각각의 레퍼런스에 어떤 맥락을 부여해야 할지 정확히 이해하는 데 있다. 몇 가지 큼지막한 레퍼런스만 알고 있어도 140분 내내 영화를 즐길 수 있다는 게 보편적인 오락물이 될 수 있었던 이유다. 한편 현실세계에서의 소통, 친구와의 우정과 용기의 중요성을 깨닫는 소년의 성장담은 오래된 이야기이긴 하다. 결국 현실의 관계가 중요하다는 노골적인 메시지도 그렇다. 하지만 영화 장인 스티븐 스필버그는 이런 스토리를 관객이 처음 접했던 시절의 감동을 다시금 소환하는 마법을 부린다. 단지 80년대의 대중문화뿐만 아니라 그 시절 문화를 향유했던 관객의 소녀성, 소년성을 부활시킨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VR 기술을 이용해 가상현실을 구현한 첫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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