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오멸 감독, 세월호 희생 기리는 <눈꺼풀>로 돌아오다
2018-03-29
글 : 심미성 (온라인뉴스2팀 기자)
제주 4·3 다룬 영화 <지슬> 이후 4·3 70주년 광고 연출도
<눈꺼풀> 포스터

2018년, 제주 4·3 사건 70주년을 앞두고 있다. 4·3 사건은 1948년 4월3일 남로당 제주도당 무장대가 경찰 탄압에 대한 저항과 미군정 지역의 단독선거 반대를 기치로 무장봉기한 이래, 진압과정에서 민간인이었던 수많은 제주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이다. 한편 또 하나의 아픈 역사가 된 4·16 세월호 참사도 곧 4주기를 맞는다. 이 역사적인 두 비극을 모두 영화로 담아낸 사람이 있다. 오멸 감독이다.

지난 2013년 오멸 감독은 4·3을 배경으로 한 영화 <지슬 - 끝나지 않은 세월2>를 발표하며 언론과 평단의 찬사를 받은 바 있다. 이 영화로 처음 국내 관객들의 눈에 띈 오멸 감독은, 제주 태생으로 <어이그, 저 귓것>(2009), <뽕똘>(2009), <이어도>(2011) 등 꾸준하게 제주의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어 왔다. 그는 같은 한국이지만 바다를 사이에 두고 다른 생활 양식과 전통을 쌓아온 제주도민의 애환을 남다른 필치로 녹여내 주목을 받았다.

오는 4월 12일, 오멸 감독은 세월호 희생 4주기를 맞아 <눈꺼풀>로 관객들을 찾을 예정이다. <눈꺼풀>은 죽은 자들이 마지막으로 들르는 섬 ‘미륵도’라는 가상의 공간을 설정하고, 떡을 만드는 노인(문석범)이 세월호 희생자들의 영혼을 달래는 의식을 치른다는 간결한 내용을 간접적인 영화 언어로 그려낸 작품이다. 오멸 감독의 영화 <어이그, 저 귓것>, <지슬 - 끝나지 않은 세월2>, <하늘의 황금마차> 등에서 주연을 맡아온 문석범은 이번 영화에도 함께한다. <연애담>, <아이 캔 스피크> 등 독립영화와 상업영화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배우 이상희는 학생들과 함께 미륵도에 도착한 ‘선생님’ 역할을 맡았다.

<눈꺼풀>은 지난해 열린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에 소개돼 한국영화감독 조합상 및 CGV아트하우스상을 수상해 2관에 오르며, “억울하게 죽은 자들을 위한 잔잔하면서도 가슴 아픈 위로”라는 평을 받았다. 영화는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가시지 않은 채 생생히 남은 상처의 기억을 보듬듯, 희생 자체를 다루기보다 그들을 기리는 간절한 이별의식을 조심스레 담고 있다.

한편, 제주 출신 영화감독 3인 오멸, 양윤호, 한재림은 제주4·3 제70주년 범국민위원회가 주관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해 TV광고를 연출했다. 오멸 감독의 아이디어로 완성된 ‘제주 4·3은 대한민국 역사입니다’라는 문구가 공통적으로 담긴 TV광고는, 28일부터 내달 7일까지 지상파 3사를 통해 송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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