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人]
<7년의 밤> 신태섭 조명감독 - 현실의 빛을 영화로 옮겨오고 싶었다
2018-04-12
글 : 이주현
사진 : 최성열

“<7년의 밤> 시나리오를 읽고 욕심도 났고 그만큼 겁도 났다.” 정유정 작가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추창민 감독이 영화로 만든 <7년의 밤>의 주요 공간은 늘 짙은 안개가 드리워져 있어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풍기는 가상의 세령마을이다. 게다가 주요 사건은 밤에 일어난다. “어떤 밤을 만들어볼까? 그동안 시도하지 않은 게 뭐가 있을까?” 신태섭 조명감독이 하경호 촬영감독과 머리를 맞대고 깊게 고민한 지점은 새로운 밤의 구현이었다. “푸른색으로 밤을 표현한 영화가 많이 있지만, <7년의 밤>에 가장 적합한 푸른색을 찾는 데 집중했다. 우리가 선택한 건 한국의 강물색이다. 푸른색도 아니고 녹색도 아닌 탁한 느낌의 블루.” 댐이 있고 호수가 있고 산이 있는 한국의 소도시에 어울릴 법한 푸른색을 찾은 다음엔 “리얼리티”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다. 영화적으로 ‘조율’한 조명이 아닌 현실에서의 빛의 밝기를 영화에서도 유지하려 한 조명. “캄캄한 산길에선 달빛도 굉장히 밝아 보이지만 실제로 달빛보다 센 건 가로등과 자동차 헤드라이트다. 배우의 연기를 부각하기 위해서 인위적으로 조명을 많이 쓰기보다는 현실에서의 빛의 세기 차이를 영화에 그대로 옮겨오려 했다.” 레퍼런스로 삼은 영화는 호숫가가 배경인 드니 빌뇌브의 <프리즈너스>(2013)와 데이비드 핀처의 <세븐>(1995)이다. 헤드라이트나 가로등 불빛 등 화면 안에 등장하는 여러 광원들(프랙티컬 라이트)이 뭉개지지 않고 깔끔하게 표현되는 장면 등은 <세븐>에 빚졌다. “보통 편하게 찍는 장면이 있고 힘을 줘서 찍는 장면이 있는데, <7년의 밤>은 편하게 찍은 장면이 하나도 없다.” 영화 공개 후 피드백은 긍정적이었다. “제일 기분 좋았던 말은 ‘소설을 읽고 생각한 이미지랑 영화가 그린 이미지가 똑같다’는 말이었다.”

신태섭 조명감독은 조명감독이었던 사촌형 덕에 20살 때 “신기하고 재미있는 영화 현장”을 경험했다. 배창호 감독의 <흑수선>(2001)을 시작으로 조명팀 막내부터 현장 경력을 쌓았고, <1987> <암살>의 김승규 조명감독 밑에서 조명 일을 배웠다. “시나리오를 극대화할 수 있는 조명이 좋은 조명이라고 생각한다”는 신태섭 조명감독의 차기작은 마동석 주연의 영화 <원더풀 고스트>와 <곰탱이>다.

무전기

“조명팀은 현장에서 많은 인원을 동원해 일한다. 20여명의 리더가 돼서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그래서 노출계보다 무전기가 더 중요한 장비라고 생각한다. 무전기로 지시도 하고 농담도 하고 잔소리도 하고 수고했다는 말도 하는데, 말을 워낙 많이 해서 언제나 내 배터리가 제일 빨리 닳는다.”

조명감독 2018 <곰탱이> 2018 <원더풀 고스트> 2018 <7년의 밤> 2015 <함정> 2012 <콘돌은 날아간다> 조명팀 2013 <감시자들> 2013 <스파이> 2009 <용서는 없다> 2009 <파주> 2008 <미인도> 2007 <이장과 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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