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생애 첫 슈퍼히어로 무비를 만든다. 미국 매체 <버라이어티>는 4월17일(현지시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DC코믹스 원작 영화 <블랙 호크>의 연출을 맡는다고 전했다. 제작은 여타의 DC 코믹스 영화 제작을 맡았던 워너브러더스(DC 코믹스의 모기업)와 스티븐 스필버그의 제작사 엠블린 엔터테인먼트가 공동으로 맡는다. 스티븐 스필버그는 “워너브러더스와 <레디 플레이어 원>을 만든 것은 훌륭한 작업이었다. <블랙 호크>로 그들과 다시 일하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워너브러더스와 협업한 <레디 플레이어 원>의 성공이 이번 그의 <블랙 호크> 연출 확정으로까지 이어진 듯하다.
<블랙호크>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엘리트 파일럿 집단 ‘블랙호크 스콰드론’의 리더 블랙호크를 주인공으로 한 슈퍼히어로 만화이다. 1941년 퀄리티 코믹스에서 처음 소개됐고 1957년 DC 코믹스로 인수됐다. 주인공 블랙호크는 이후 DC 코믹스의 여러 히어로들이 등장하는 <수어사이드 스쿼드>에도 등장했다. 현재 초기 단계인 <블랙호크>의 각본은 <쥬라기 공원>, <인디아나 존스: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 <우주전쟁> 등에서 스티븐 스필버그와 함께 작업했던 데이빗 코엡이 맡았다. 스티븐 스필버그는 “우선 <인디아나 존스 5>,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촬영을 마친 후 <블랙호크> 연출 작업을 시작할 것“이라 말했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DC 코믹스 합류는 마블 스튜디오와의 경쟁구도에 큰 힘이 되어 줄 듯하다. 워너브러더스는 1990년대 <배트맨> 시리즈, 그 이전에는 <슈퍼맨> 시리즈를 통해 슈퍼히어로 영화의 독보적인 존재였다. 또한 2005년 <배트맨 비긴즈>로 시작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다크 나이트> 3부작으로 큰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2008년 마블의 <아이언맨> 이후 10년 간 슈퍼히어로 영화의 왕좌를 내줘야 했다. 2016년 DC 코믹스는 마블의 MCU(Marvel Cinematic Universe)에 대항하기 위해 DCEU(DC Extended Universe)를 출범시키며 야심차게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을 공개했지만 평단과 관객의 혹평을 받았다. 이후 개봉한 <수어사이드 스쿼드>와 특히(!) <저스티스 리그>의 부진으로 마블과의 대결구도에서 절대적으로 밀리는 양상이 됐다.
DC 코믹스의 반격은 계속 된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입 이외에도 오는 10월 영국에서 촬영을 시작하는 <수어사이드 스쿼드 2>, 전편 <수어사이드 스쿼드>를 ‘하드캐리’한 할리퀸(마고 로비)의 스핀오프 무비 <버드 오브 프레이>(가제) 제작 준비가 한창이다. 중국 출신 여성 감독 캐시 얀이 연출을 맡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