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영화사의 두 별이 우리 곁을 떠났다.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1975), <아마데우스>(1984)의 밀로스 포먼 감독이 지난 4월 13일 86살로 가족 곁에서 세상을 떠났고, 이탈리아의 비토리오 타비아니 감독이 지난 15일 오랜 투병 끝에 로마에서 생을 마감했다. <파드로 파드로네>(1977)로 30회 칸국제영화제(이하 칸영화제) 황금종려상과 국제비평가연맹상을 수상했던 타비아니 형제 감독은 형 비토리오와 동생 파올로가 함께 작업했다. 2000년대 이후 작품 활동이 뜸하다가 교도소 내 재소자들이 연극 공연을 펼치는 <시저는 죽어야 한다>(2012)로 베를린국제영화제 황금곰상을 수상했다. 이 영화는 정치와 이데올로기에 관해 질문하는 영화란 평가를 받으며 두 형제의 마지막 대표작이 됐다. 체코 출신의 밀로스 포먼 감독은 아카데미 감독상을 두번 수상했다. 인간의 자유에 관한 재기 넘치는 작품을 선보였던 그를 향한 영화계의 보답이었다. <소방수의 무도회>(1967) 등 공산주의 사회의 모순을 영화로 비판하다가 자국에서 상영 금지 조치를 당하기도 했던 그는 미국에서 제작한 첫 영화 <테이킹 오프>(1971)로 24회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했다. 이후 잭 니콜슨 주연의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는 <어느 날 밤에 생긴 일>(1934) 이후 41년 만에 처음으로 아카데미 주요 부문(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각본상)을 석권한 영화로도 기록됐다. 1984년 <아마데우스>로 다시 한번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을 수상했던 그는 2000년 이후 <고야의 유령>(2006) 외에 이렇다 할 작품 활동을 선보이지 못했다. 칸영화제 집행위원장이었던 질 자코브는 “맥주, 테니스, 칸영화제를 좋아했던 그는 오스카 수상 감독 중 가장 위대하고 대중적인 작가”였다며 그를 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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