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이 스크린을 집어삼켰다. 4월 25일 개봉한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이하 <인피니티 워>)가 개봉 첫날 차지한 스크린 숫자가 무려 총 2461개(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다. 이는 스크린 10개 중 7개에 해당되는 숫자로, 역대 최다 스크린 수다. 스크린 수와 함께 스크린 독과점 여부를 판단하는 근거인 상영횟수 또한 1만1423회로 전체 상영횟수(1만5675회)의 75%에 이르고, 절반(49.8%)에 가까운 좌석 점유율을 기록한 덕분에 영화는 개봉 첫날 97만6천여명을 동원하며 역대 최고 오프닝 기록을 세웠다.
덩달아 <인피니티 워>의 스크린 독과점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제작자와 배급사 관계자들은 영화의 좌석 점유율을 보고 할 말을 잃은 분위기다. 한 배급사 대표는 “좌석 점유율이 대단하다. 스크린 독과점을 운운해도 누구를 탓해야 할지…”라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인피니티 워> 개봉을 앞두고 영화 티켓값을 인상해 가격 담합 의혹을 받고 있는 CJ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멀티플렉스 3사는 “<인피니티 워>의 스크린 숫자는 시장의 논리를 따른 것”이라는 입장이다. 황재현 CGV 홍보팀장은 “<인피니티 워>는 개봉 전부터 예매 관객이 100만명을 넘었고, 예매율도 97%를 기록했다. 극장 입장에선 관객이 선호하는 영화를 집중적으로 편성할 수밖에 없고, 다른 배급사들 또한 이 시기에 큰 영화를 내놓지 않아서 나온 결과”라고 전했다. 스크린 독과점은 해묵은 논쟁임에도 별다른 해결책이 없는 게 현실이다. 멀티플렉스 3사의 가격 인상 담합 의혹을 조사하고 있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 주목되는 것도 그래서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씨네21>과의 전화 통화에서 “(<인피니티 워>와 관련된 이야기를) 노코멘트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