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만큼 상상력이 필요한 소재였다.” 미국으로 입양 갔던 남자가 한국으로 돌아와 새 가족과 함께 팔씨름 스타로 부활하는 이야기를 담은 <챔피언>을 위해 유지선 촬영감독은 “소극장이나 지역 이벤트에서 열리는 팔씨름 연맹 경기를 참관하고, 해외 유튜브 영상을 살폈다.” 가장 큰 난관은 “손을 맞잡고, 한쪽에 팔꿈치를 무조건 붙인 채 진행되는 팔씨름엔 동선이 없다는 점”이었다. 정적인 스포츠지만 누구나 집중해서 보게끔 “근육과 핏줄, 땀과 먼지가 세세히 담길 수 있도록 최대한 인물 가까이”에 카메라를 위치시키는 전략을 택했다. “마치 내가 상대선수 혹은 심판일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가까이 다가갔다.”
“인물의 바로 옆에서” 함께 바라보는 카메라의 시선은 <챔피언>의 클로즈업 장면들이 유독 피사체와 카메라간의 거리가 근접해 보인다는 점에서도 뚜렷이 드러난다. “한국영화는 대체로 카메라와 인물의 거리를 일정치 이상 유지하려 한다. 멀티 카메라를 쓰는 환경일수록 더욱 그렇다.” <챔피언>의 경우 “마음의 상처를 안고 서울에 오게 된 마크(마동석)의 정서에 집중하기 위해 가능한 한 마크의 바로 옆에서 호흡하는 사람처럼 카메라가 서 있었으면 했다.” 공간이 인물에 미치는 영향력 역시 중요했다. 수진(한예리)의 일터이자 팔씨름 도박이 열리는 동대문은 “화려한 간판과 뚜렷한 색채, 콘트라스트가 강한 느낌을 살렸다” .
<챔피언>은 유지선 촬영감독이 “단편 시절부터 작업한 친구들인 김용완 감독, 한동환 PD와 함께 상업영화 데뷔를 한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개인적인 의미가 남다르다. 2003년 <거울 속으로> 촬영부로 경력을 시작한 그에게 영화와의 첫 만남은 이창동 감독의 <초록물고기>(1996)로 기억된다. 일산 신도시의 “뻥 뚫린 도로 위에서 자전거를 타고 내달리던” 초등학생은 촬영현장을 목격하고 곧바로 묘한 흥분에 흽싸였다. 대학 영화 동아리를 거쳐 홍경표 촬영감독의 <M> <고령화 가족> 촬영부로 “동물적인 감각” 을 배웠고, 김우형 촬영감독의 <카트> <더 킹> <1987> 촬영부로는 “철저히 준비하는 성실함”을 마음에 새겼다. 유지선 촬영감독은 이처럼 오랜 현장 경험 속에서 얻은 “영화를 찍지 않을 땐 영화를 열심히 봐야 한다”는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키려 지금도 노력 중이다.
아르테미스 앱
“렌즈별 사이즈와 앵글을 확인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라 촬영장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기동성 면에서 특히 리허설 때 유용하다. 배우들을 불필요하게 긴장시키지 않는다는 점도 좋고. <챔피언> 역시 첫컷부터 마지막 컷까지 이 앱을 거치지 않은 장면이 없다.”
촬영감독 2018 <챔피언> 2017 <1987> C카메라 2016 <분장> 공동촬영 2016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B카메라 2015 <목숨 건 연애> B카메라 2015 <암살> B카메라 2013 <파스카> 2013 <만신> 공동촬영 2012 <분노의 윤리학> A카메라 2009 <원 나잇 스탠드> 중 <두번째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