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뉴스]
거장들의 러브콜, <블랙 팬서> 루피타 뇽의 차기작들
2018-05-18
글 : 김진우 (뉴미디어팀 기자)
<블랙 팬서> 속 루피타 뇽(왼쪽)와 채드윅 보스만.

루피타 뇽의 등장은 눈부셨다. 그녀는 첫 장편 데뷔작인 <노예 12년>(2013)으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거머쥐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후 <정글북>,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 등에 출연하며 연기 경력을 쌓아왔지만, 목소리 연기와 외계인 분장 탓에 그녀의 존재감을 드러내지는 못했다. 하지만 올해 초 개봉한 <블랙팬서>를 통해 티찰라(채드윅 보스만)의 전 연인 나키아 역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다시 뜨거운 배우로 떠올랐다.

<블랙 팬서>에 힘입어 루피타 뇽은 현재까지 무려 네 편의 영화에 주연 배우로 언급되고 있다. 또한 그 네 편에는 제시카 차스테인, 오우삼 감독 등 쟁쟁한 이름들이 보인다. 그녀의 출연이 예정된 굵직한 작품들을 엿보도록 하자.

<본 어 크라임>

<본 어 크라임>은 미국의 예능 프로그램 <The Daily Show>의 진행자이자 유명 코미디언 트레버 노아의 동명 자서전을 바탕으로 한 영화다. 남아프리카 출생의 트레버 노아는 백인 아버지와 흑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는 유년시절, 흑인과 백인의 결혼이 불법이었던 남아공의 ‘아파르트헤이트(과거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유색인종 차별정책)’로 인해 혼혈인 것을 숨기고, 백색증을 앓고 있는 흑인인 척하였다. 트레버 노아는 자서전에 이러한 혼혈로서의 고충과 미국에서 유명 코미디언이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그의 자서전은 출간 후 26주간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루피타 뇽은 <본 어 크라임>에서 트레버 노아의 어머니인 패트리샤를 연기한다. 패트리샤는 ‘아파르트헤이트’를 어긴 죄로 수감되어 고초를 겪고, 재혼한 남편에게 총을 맞는 등 매우 굴곡진 삶을 살아온 인물이다. 트레버 노아는 그의 자서전에서 어머니를 자신의 성장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 사람으로 묘사했다. 루피타 뇽은 트레버 노아와 함께 <본 어 크라임>의 제작에도 참여한다. 감독, 개봉일 등의 세부사항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355>

<355>는 <제로 다크 서티>, <인터스텔라> 등으로 할리우드 연기파 배우로 자리 잡은 제시카 차스테인이 제작, 주연을 맡은 여성 스파이 영화다. 그간 여러 매체에서 여성 영화인에 대한 의제들의 필요성을 주장해 온 제시카 차스테인이 직접 캐스팅에 참여했다. 현재 출연이 확정된 배우는 제시카 차스테인, 판빙빙, 마리옹 꼬띠아르, 페넬로페 크루즈, 루피타 뇽 다섯 명이다. 제시카 차스테인은 “<355>같은 작품을 만드는 것은 기회이자 배우로서 큰 영향력을 가진 다양한 여성들을 모을 수 있는 특권이라 본다”라 말했다.

루피타 뇽은 <355>에서 이미 다양한 작품들의 주연을 맡으며 명성을 쌓은 네 배우와 함께 출연한다. 또한 다섯 명의 배우는 모두 다른 국적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백인 여성 중심의 잡지 표지에 대해 비판한 이력이 있는 제시카 차스테인의 생각이 많이 반영된 듯하다. 루피타 뇽은 <355>로 할리우드 내 신예 흑인 여성 배우로서의 독보적 입지를 다질 듯하다. <355>의 주연 배우들은 5월8일부터 개최된 올해 칸영화제에 함께 참석하며 <355>를 홍보하기도 했다. <355>는 2019년 개봉을 앞둔 <엑스맨: 다크 피닉스>의 사이먼 킨버그 감독이 연출을 맡으며 개봉일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어스>

조던 필레 감독이 인스타그램에 공개한 포스터.

지난해 <겟 아웃>으로 화려한 데뷔를 한 조던 필레 감독의 차기작이 정해졌다. 조던 필레 감독은 <겟 아웃>의 성공 이후 할리우드 리메이크판 <아키라> 등 다양한 연출 제안을 받았다. 그리나 여러 이유로 제안을 고사했다. 그리고 5월8일 자신의 트위터에 차기작 포스터를 공개했다. 사진에는 'Us'라 적힌 제목과 ‘2019년 3월 개봉’이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또한 미국매체 <버라이어티>는 같은 날, 루피타 뇽과 엘리자베스 올슨이 주연배우로 캐스팅 협의 중이라 보도했다.

현재 에 대한 대략적 줄거리는 알려지지 않은 상태이다. 하지만 <겟 아웃> 이후 또다시 흑인 인권을 소재로한 스파이크 리 감독의 <블랙 클랜스 맨> 제작에 참여하는 등의 행보를 보아, 이번 작품 역시 유사한 소재를 다룰 듯하다. 가 흑인 인권을 소재로 다룬 영화가 된다면 루피타 뇽은 영화를 이끄는 매우 중요한 역할로 등장할 듯하다.

<더 킬러>

<첩혈쌍웅>

<더 킬러>는 홍콩 느와르 거장 오우삼 감독이 만든 <첩혈쌍웅>의 할리우드 리메이크작이다. 오우삼 감독은 <영웅본색> 시리즈, <첩혈쌍웅> 시리즈 등으로 80, 90년대를 주름잡으며 홍콩 영화 전성기를 이끈 감독이다. 이후 <페이스 오프>, <미션 임파서블 2> 등을 연출하며 할리우드에서도 성공적으로 자리잡았다. <더 킬러>의 감독은 놀랍게도 오우삼 감독이다. 자신의 작품을 스스로 리메이크하는 셈이다. 유명 영화를 할리우드에서 다시 리메이크하는 것은 흔한 일이지만, 원작 감독이 다시 연출을 하는 독특한 경우라 더욱 눈길이 간다.

또한 루피타 뇽은 원작에서 주윤발이 연기했던 아쏭 역을 맡는다. 원작은 아쏭이 실수로 여가수 제니의 눈을 멀게 하고, 그녀와 사랑에 빠지며 눈을 되돌릴 수술비를 위해 살인 청부를 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미국매체 <데드라인>은 <더 킬러>에 대해 “루피타 뇽이 연기할 아쏭은 자신이 실수로 눈을 멀게 만든 제니를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이라 전했다. <데드라인>은 주인공 아쏭의 성별만 바뀌고, 제니의 성별은 그대로라고 전했다. <더 킬러>가 동성애 요소를 넣은 작품이 될지 혹은 로맨스 요소를 빼고 액션이나 느와르에 집중할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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