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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IEW] <미스트리스> 아내 이야기
2018-05-22
글 : 유선주 (칼럼니스트)

“이렇게 생각하자. 우리는 오늘 여기 김장을 하려고 모인 거야. 배추를 씻고 소금에 절이고 봉투에 담아서 땅에 잘 묻기만 하면 돼.” 남편이 죽고 거액의 보험금을 받은 장세연(한가인)과 고교 시절 선생님을 환자로 다시 만나 사랑에 빠졌던 정신과 의사 김은수(신현빈), 아이 갖기에 집착하는 남편과 싸우고 직장 동료와 홧김에 일을 치른 교사 한정원(최희서), 유부남을 만나던 로펌 사무장 도화영(구재이). 네 친구가 ‘김장’을 해버리려는 대상은 어떤 남자의 사체다. 동명의 영국 드라마를 각색한 OCN <미스트리스>는 이들이 죽은 남자를 파묻는 현재와 자신들을 기만한 남자들의 실체를 추적하는 과거 시점을 교차하며 미스터리를 끌고 간다.

등장인물 모두가 제임스라 불러도 번역을 통해 여보, 형부, 삼촌 등의 다양한 호칭으로 바뀌듯, 한국판 <미스트리스>는 대상과의 관계를 부연하는 호칭을 극에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앞서 네 여자가 사체 처리를 의논하는 와중에 죽은 남자의 옷 주머니에서 핸드폰 벨이 울리는 장면이 있었다. 발신인은 ‘아내’다. 이 호칭은 네명 중에서 기혼 여성과 그들의 배우자를 사건 당사자에서 제외시키는 단서였으나, 남자의 아내가 하나가 아닐 수도 있다는 의심으로 이어지며 사건을 원점부터 다시 생각하게 한다. 남편을 입버릇처럼 “애 아빠”라고 칭하는 여자에게 그 말 좀 그만하라고 왈칵 짜증을 내는 장면도 한국식 호칭이 상처에 뿌리는 소금이다. 이 또한 김장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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