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보고]
<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의 배우 앨든 이렌리치, 도널드 글러버 현지 인터뷰
2018-05-29
글 : 안현진 (LA 통신원)
새로운 세대의 도래, <스타워즈> 시리즈의 새 얼굴
랜도 칼리지안 역의 도널드 글러버

<스타워즈> 세계의 확장이 드디어, 한 솔로의 기원으로까지 돌아간다.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2016)에 이은 <스타워즈> 프랜차이즈의 두 번째 앤솔러지 <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 이야기다. 1977년 조지 루카스 감독이 만든 <스타워즈 에피소드4: 새로운 희망>으로부터 몇년 전을 시간적 배경으로, 한 솔로가 랜도와 만나 모험을 시작하는 것이 이 영화의 줄거리다. <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에서 타이틀롤인 ‘한 솔로’를 연기한 앨든 이렌리치와 한 솔로의 절친인 ‘랜도’를 연기한 도널드 글러버, 그리고 츄바카를 연기한 핀란드의 전 농구선수 출신 요나스 수오타모를 지난 3월 LA에서 만났다. 선배들로부터 역할의 바통을 이어받은 세 연기자를 만나고 나니 <스타워즈> 세계 속의 세대교체가 실감났다.

거대한 모험에 올라타다

한 솔로 역의 앨든 이렌리치와 랜도 칼리지안 역의 도널드 글러버

-밀레니엄 팔콘을 처음 봤을 때, 어떤 느낌이었나.

=도널드 글러버_ 깨끗했다. 누구도 가짜 비행선에 그렇게 정성을 들일 수는 없을 거다. 그 정도로 깔끔하고 관리가 잘되어 있다.

=앨든 이렌리치_ 그 점이 1970년대 당시에 초현실적인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던 다른 감독들과 <스타워즈>를 만든 조지 루카스 감독을 뚜렷하게 구분한다고 생각한다. 밀레니엄 팔콘의 표면에는 오래된 금속의 녹청에서부터 스크래치까지 어느 하나 진짜 같지 않은 것이 없더라. 그 시대가 손에 잡히는 것처럼 가까워지는 것을 느꼈다. 사실 나는 오디션 때 오리지널 밀레니엄 팔콘에도 앉아봤다.

-오리지널에 앉아서 오디션하는 느낌은 어땠나.

앨든 이렌리치_ 여섯번의 오디션 중 세 번째였다. 시작하기 전까지만 해도 내가 런던까지 와서 진짜 밀레니엄 팔콘에 앉아보다니, 압도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팔콘에 앉는 순간 그런 걱정은 모두 사라졌다. ‘아, 나 이게 뭔지 알아 기억나’, 이런 생각이 들면서 아이가 되어 역할놀이를 하는 것처럼 즐겁게 오디션에 임했다.

-당신의 오디션은 어땠나.

도널드 글러버_ 나 역시 여섯번 정도 오디션을 봤다. 마지막 오디션은 런던에서 봤는데 앨든과 함께 봤다. 그날은 내 생일이었다. 그래서 혼자 자축하는 술을 마셨다. ‘해냈다’, 이런 마음으로. (하하) 일주일 정도 뒤에 내가 캐스팅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한 솔로 역의 앨든 이렌리치(왼쪽).

-자신의 캐릭터를 먼저 연기한 선배들로부터 어떤 조언을 들었는지 궁금하다.

앨든 이렌리치_ (장난스럽게) 해리슨 포드가 해준 말은 없다. 알아서 하라는 것 같았다. (일동 웃음) 아니다. 해리슨은 누가 묻거든 모든 걸 자세히 말해줬다고 말하라고 했다. 그의 축복 없이 이 영화에 출연하는 것은 바보 같은 일이다. 그는 나를 지지해줬다.

도널드 글러버_ 이 이야기를 들으니 내가 빌리 디 윌리엄스와 만난 건 코미디처럼 느껴진다. 나도 많은 이야기를 들었지만, 대부분 애틀랜타에 대한 이야기였다. (도널드 글러버는 미국의 케이블 채널인 <FX>에서 방영되는 TV시리즈 <애틀랜타>의 크리에이터 겸 배우다.-편집자) 아니, 나의 <애틀랜타>가 아니라 진짜 애틀랜타주에 대한 이야기였다. 빌리의 아들이 애틀랜타에 산다나? (일동 웃음)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며 그가 카리스마 있는 사람이라고 느꼈다. 그리고 그게 바로 ‘랜도’였다. 빌리는 나에게 매력적인 사람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랜도는 파이터도 아니고 저격수도 아니고, 심지어 파일럿도 아니지 않나. 그는 그저 말을 잘하는 사람이다.

-해리슨 포드와 빌리 디 윌리엄스는 과거에 한 솔로와 랜도로서 환상의 호흡을 자랑했다. 그런 찰떡궁합을 이번 영화에서 기대해도 좋을까.

앨든 이렌리치_ 그런 친밀감을 위한 많은 요소들이 각본에 녹아 있었다. 이 영화의 각본이 캐릭터를 묘사하는 데 있어서 완벽하다고 느꼈던 이유는 대사보다 행동, 리듬, 역동성을 통해서 이 캐릭터들이 어떤 사람인지를 충분히 설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이전 영화들에서 일어난 사건들이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각본에 충실히 반영했다.

도널드 글러버_ 랜도와 솔로가 친해지는 장면들에 대한 묘사가 많았다. 사실 관계의 시작을 연기하는 것이 이미 친한 관계를 연기하는 것보다 쉬운 일이다. 관계를 시작할 때 만들 수 있는 실수들이 연기에서도 허용되기 때문이다.

-요나스 수오타모(츄바카)는 웨스턴 장르와 비슷하다고 했다. 설명을 해준다면.

앨든 이렌리치_ 몇몇 장면은 그렇게 느껴질 것이다. 이 영화를 촬영하며 대단하다고 느낀 이유는 이토록 거대한 모험이 아주 많은 무대를 배경으로 펼쳐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무대 중 몇곳은 웨스턴 장르를 떠올리게 한다. 제작자 캐슬린 케네디가 웨스턴 장르의 팬이기도 하고, 한 솔로가 어느 정도는 ‘스페이스 카우보이’라는 점을 고려한 설정이라고 생각한다.

-중간에 감독이 바뀌는 일이 있었다. 영화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이야기해줄 수 있나.

앨든 이렌리치_ 개인적으로 나는 필(로드)과 크리스(밀러)와 가깝게 지낸다. 그리고 기자회견에서 밝힌 그대로 “창의적 견해의 차이”가 그들이 이 영화에서 떠난 이유였다. 론(하워드)은 내 기억에 1주일 정도 준비하고 합류했는데, 이 영화의 언어를 아주 빨리 말하기 시작했다. 그의 안에 이미 이 영화가 있는 것 같았다. 우리 각자가 어디에 있는지 빠른 시간에 파악했고 이해했다. 그런 점에서 론에게 고맙게 생각한다.

털북숭이 가면 뒤의 이 배우_ 츄바카 역의 요나스 수오타모

요나스 수오타모가 ‘츄이’(츄바카의 애칭)로 시리즈에 출연하는 건 <한 솔로: 스타워즈 스토리>가 세 번째다. 이제는 완전히 츄바카 역할에서 은퇴한 피터 메이휴와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2015)에서 역할을 나눠서 연기했고,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2017)부터는 온전히 그가 츄바카를 연기했다. 2m13cm의 장신인 수오타모의 전 직업은 농구선수다. 핀란드 농구협회를 통해 들어온 “2m10cm 이상의 신장에 푸른 눈동자를 가진 선수를 찾는다”는 캐스팅콜이 수오타모를 <스타워즈> 프랜차이즈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역할로 이끌었다. 수오타모는 농구선수 시절 상대팀의 전략을 알기 위해 비디오를 반복해 분석하는 것처럼 <스타워즈> 영화 속의 츄바카 장면들을 반복하며 츄바카의 언어와 움직임을 익혔다. 농구와 마셜아트로 단련된 그의 신체적 능력이 액션 장면들에서 충분히 발휘됐음은 물론이다. 털북숭이 가면 덕분에 알아보는 이가 많지 않아서 아직은 유명하지 않은 상황을 즐기는 북유럽에서 온 훤칠한 미남 배우의 활약이 기대된다.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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