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人]
<독전> 정희순 프로듀서 - 현장의 모든 것에 훤한 프로듀서
2018-06-04
글 : 김현수
사진 : 최성열

“스타일리시한 영화여야 한다.” “배우들이 만들어낼 캐릭터의 조합이 신선해야 한다.” <독전>의 정희순 프로듀서는 기획단계 때부터 제작사 용필름과 시나리오 초고를 쓴 정서경 작가, 그리고 이해영 감독과 함께 영화의 방향을 논의하면서 이같은 <독전>의 틀을 현장에서도 구현하는 데 도움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정희순 프로듀서 특유의 “여기저기 참견을 좋아하는 성격”이 프리 프로덕션 단계부터 십분 발휘된 결과라고 해야 할까. 물론 <독전>의 스타일은 “이해영 감독만의 색깔을 드러내는 쪽은 아니었다. 모든 스탭의 다양한 의견을 수용한 결과였다.” 정희순 프로듀서는 그때부터 영화 현장의 모든 것에 조금씩 관여하기 시작했다. 다른 어떤 영화 현장보다 배우들이 그들만의 시간을 갖고 서로를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했고, 캐릭터마다 다른 의상과 헤어스타일, 심지어 피부 톤을 위한 선탠에까지 관여했다. 전체 촬영 분량의 50% 이상을 세트장에서 촬영하면서도 영화 스타일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최대한 각 팀의 의도대로 구현해야 했고, 게다가 영화의 시작과 끝 장면에 “쌓인 눈이 나와야 한다”라는 이해영 감독의 의견을 구현하고자 총 76회차 중 노르웨이 3회차 촬영까지 감행하느라 마음고생도 많았다.

대학에서는 영화를 전공했고, <각설탕> 제작부로 처음 충무로에 발을 들인 정희순 프로듀서는 <사랑>의 제작부 일을 하면서 곽경택 감독 눈에 들어 <눈에는 눈 이에는 이>에서는 연출부로 팀을 옮기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내 “내 적성이 아니”라는 생각에 다시 제작부로 돌아와 <럭키>부터 제작사 용필름과 연을 맺었다. 또한 <독전>은 능력이 출중한 배우들이 총출동하는 영화였기에 신경 쓸 것이 더욱 많았다. “누구 하나 모난 배우가 없어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는 그녀는 할리우드처럼 분업화된 제작부의 건강한 업무 환경을 후배들에게 물려주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말한다. “잡식성이라 장르를 가리지 않는” 취향 덕분에 여전히 장르영화를 갈망하는 중이다. 아니나 다를까, 용필름과 세 번째로 함께하게 될 차기작은 단편영화 <몸값>(2015)으로 화제를 얻은 신인 이충현 감독의 신작 스릴러 <콜>이다. 촬영현장을 둘러싼 모든 것을 전부 챙기는 프로듀서를 어떤 제작자가 “콜”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무선 리시버

정희순 프로듀서가 ‘프로듀서’ 직함을 달자마자 촬영장에서 착용한 것은 다름 아닌 무선 리시버다. 감독과 스크립터, 현장 편집기사, 그리고 프로듀서 정도만 공유했던 리시버를 통해 그녀는 배우들이 현장에서 내뿜는 숨소리 하나까지도 모두 체크할 수 있었다. 현장의 모든 것을 알아야 했던 그녀를 위한 필수품이다.

2018 <독전> 프로듀서 2015 <럭키> 프로듀서 2015 <베테랑> 프로덕션 슈퍼바이저 2014 <파울볼> 제작지원 2014 <국제시장> 제작실장 2013 <고령화 가족> 프로덕션 슈퍼바이저 2013 <사이코메트리> 제작실장 2012 <R2B: 리턴 투 베이스> 제작부장 2010 <우리 만난 적 있나요> 제작부장 2009 <그림자 살인> 제작부장 2008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연출부 2008 <걸스카우트> 현장진행 2007 <사랑> 제작부 2007 <황진이> 제작부 2006 <각설탕> 제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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