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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배우 이효제 - 배우로 더 성장할 수 있을 거란 기대
2018-06-14
글 : 김성훈
사진 : 오계옥

<홈>(감독 김종우)에서 이효제가 연기한 준호는 14살 소년에 어울리지 않게 어른스럽다. 보험 일 때문에 매일 늦게 들어오는 엄마를 대신해 동생 성호(임태풍)를 챙기고, 살림살이도 그의 몫이다. 그런데 엄마가 갑작스러운 사고를 당하면서 그는 갈 곳 없는 신세가 된다. 철없고 무책임한 어른들 사이에서 준호는 감정을 꾹꾹 눌러담은 채 자신에게 닥친 안타까운 상황들을 지켜본다. 소지섭(<사도>), 강동원(<검은 사제들><가려진 시간>), 박해일(<덕혜옹주>) 등 내로라하는 배우의 아역을 맡아온 이효제는 특유의 무심한 얼굴로 이야기를 안정적으로 안내한다. 앳된 얼굴은 온데간데없이 그는 영화 <홈>에 대해 “첫 주연작이자 겪어본 적 없는 감정들을 경험하게 해준 작업”이라고 말했다.

-영화 속 모습보다 더 자란 것 같은데, 몇살인가.

=15살. 중2다.

-영화는 봤나.

=촬영할 때 되게 재미있었는데 그때가 떠올라서 다 추억이라고 생각했다. 처음으로 주연을 맡아서 더 그랬던 것 같다.

-2년 전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때 초등학교 6학년이었는데 기억이 나나.

=김종우 감독님을 만났을 때 되게 떨렸었다. 오디션처럼 자유연기를 준비해서 나갔는데 감독님께서 그걸 보는 대신 내게 질문을 많이 하셨다. 평소 생활은 어떤지, 축구를 할 줄 아는지, 사투리는 쓸 줄 아는지 등등. 그게 편하고 좋았다.

-그때 뭐라고 대답했나.

=그 자리에서 친구 관계에 대한 얘기를 주로 나눴다.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준호와 달리 나는 친구들과 사이가 좋다고 말씀드렸다. 준호를 어떻게 표현할지와 관련된 얘기도 많이 주고받았다.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 준호는 어떤 친구 같던가.

=동생 성호를 끔찍이 아끼고, 축구를 좋아한다는 점은 나와 공통적이었다.

-실제로 동생을 잘 챙기고, 축구도 잘하나.

=동생이 하나 있는데, 준호처럼 동생을 잘 도와주고 챙기는 편이다. 축구는 영화에 출연할 때쯤 좋아했었고, 잘 찼다. 친구들과 모여서 축구하는 클럽에 속해 있을 만큼 말이다. 좋아하는 선수는 박지성 선수였다.

-엄마의 갑작스러운 사고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부동생 성호의 아빠인 원재(허준석)와 살게 되는 복잡한 상황이 잘 이해되던가.

=준호는 어릴 때부터 가정에서 여러 일들을 겪으면서 힘들었고, 그래서 진짜 감정을 숨긴 채 살아가야 했다고 생각했다.

-쉽지 않은 작품이었을 텐데 도전해야겠다고 생각한 이유는 뭔가.

=진짜 어려울 것 같았지만, 감독님과 함께 내 얘기를 많이 하면서 어떻게 연기를 할 것인가 고민을 많이 했고, 이걸 하면 배우로 성장할 수 있겠다 싶었다. 감독님과 함께 작업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도 부담감보다는 기대감이 더 컸기 때문이다.

-촬영 전 뭘 준비했나.

=감독님을 일주일에 두세번 만나 ‘신 바이 신’으로 준호의 감정을 맞춰나갔다. 감정을 억눌러야 하는지, 드러내야 한다면 어느 정도가 적당한지. 성호 역할을 맡은 (임)태풍이와 호흡도 맞췄다. 정말 친형제처럼 보여야 했는데 촬영 전 여러 차례 만난 덕분에 성호와 함께 등장하는 장면은 연기가 아니라 거의 논 거나 마찬가지다.

-태풍이와 같이 등장하는 장면이 많던데.

=6살 차이인 태풍이가 연기를 정말 잘했다. 현장에서 나와 잘 놀다가도 슛이 들어가면 완전히 딴사람이 되었다. (웃음)

-준호는 엄마, 성호와 단칸방에 살다가 엄마의 사고 이후 성호와 함께 원재의 아파트로 가지 않나. 단칸방에 살던 준호는 밝고 따뜻해 보인 반면, 남의 집이나 마찬가지인 원재의 집에선 눈치를 많이 보는데.

=집이 어떤 공간인지에 따라 준호의 감정과 행동이 만들어질 거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촬영 첫날 준호가 성호의 손을 붙잡고 걸어가는 장면을 찍을 때 실제 단칸방이 어떤 공간일지 되게 궁금했다. 단칸방에서 살 때는 마음은 편한 반면 (집이 좁다보니) 몸은 불편했다. 원재의 집은 마음은 불편했지만 몸은 편안한 느낌이었다. 그걸 느끼면서 실제로 나는 진짜 행복한 가정에서 살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몸은 불편하지만 마음은 편한 집과 마음은 불편하지만 몸이 편한 집, 어느 쪽이 좋나.

=몸과 마음 모두 편한 게 좋지만… 그래도 마음이 편한 게 더 좋다.

-준호처럼 라면도 잘 끓이나.

=영화 출연하기 전에는 못 끓였는데 성호에게 라면 끓여주는 장면을 찍고 난 뒤부터 집에서도 계속 끓이고 있다. (웃음)

-영화 내내 심성이 착한 준호가 감정을 억누르는 모습이 보기 안쓰러웠다. 엄마가 실려간 병원 응급실 앞에 앉은 모습이 특히 그랬다.

=감정을 계속 억눌러야 했는데 감정이입이 됐는지 못 참겠더라. 그럼에도 원재에게 ‘같이 살고 싶어요’라고 외치는 영화의 후반부 때문에 감정을 계속 참아야 했다.

-어른 같은 준호와 달리 영화 속 어른들은 하나같이 철이 없어 보이기도 하는데, 촬영하면서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없나.

=대철(강원재)이… 하하하. 아빠를 대철이라고 부르니 이상하지만. 친아빠를 찾아갔을 때 ‘같이 밥 묵자’라고 말하자 아빠가 밥도 안 먹고, 다시는 찾아오지 말라고 하는 모습을 보고 무책임한 어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에서 짧게 언급한 대로 속내를 쉽게 드러내지 않는 준호가 원재에게 “같이 살고 싶어요”라고 울부짖는 영화의 후반부는 영화 내내 억누르던 감정을 한꺼번에 폭발시켜서 무척 인상적이었는데.

=준호가 그 집에 처음 들어갔을 때는 함께 사는 게 어떤지 몰랐다가, 살면서 느낀 불편함보다는 그럼에도 함께 산다는 게 더 좋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건 준호가 느낀 감정인 동시에 내가 직접 느낀 감정도 작용했던 것 같다. 촬영하기 전에 감독님께서 이 장면을 두고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주인공이 눈물을 뚝뚝 흘리는 모습처럼 표현하라고 주문하셨다. (웃음) 촬영하는 날, 쌓아둔 감정을 참고 있다가 첫 테이크에서 모두 쏟아냈다.

-앞으로 준호는 행복할 수 있을까.

=영화의 마지막 시퀀스를 찍을 때 감독님께서 ‘준호의 마음이 기쁘다면 거짓말일 거야’라고 말씀해주셨다. 그 말씀에 중점을 두고 모든 게 다 끝난 느낌을 보여주려고 했다. 잘 풀린 일도, 잘 안 풀린 일도 있는 느낌 말이다.

-‘리틀 소지섭’이라는 별명을 많이 들었을 텐데 어떤가.

=영광이다. (웃음)

-좋아하는 배우는 누군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정신세계가 다소 이상해 보이는 토니 스타크를 정말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연기를 잘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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