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T가 6월 12일(현지시각) 854억달러(약 92조원) 규모의 타임워너 인수·합병(M&A)에 대한 법원의 승인을 받았다. 미국 법무부가 반독점 규제를 이유로 제기한 차단명령 청구소송을 워싱턴 연방지방법원이 최종 기각한 것이다. 정부가 기업 합병으로 인해 예상되는 유료TV 채널의 시청료 상승을 효과적으로 증명하지 못했다는 이유다. 마지막 걸림돌이었던 정부 규제가 무효화됨에 따라 AT&T는 이르면 6월 20일 전으로 합병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약 1억1465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미국 2위의 통신업체 AT&T가 워너브러더스, <HBO>, <CNN> 등이 속한 미디어 브랜드 타임워너를 사게 되면 어떤 변화가 생길까. 사실상 AT&T의 이번 행보는 넷플릭스, 아마존 같은 신흥 플랫폼 강자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체 콘텐츠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타임워너의 경쟁력 있는 콘텐츠들을 등에 업고 자사의 넓은 통신망을 활용해 미국 최대의 유료TV공급업체로 부상하겠다는 포부다. <수어사이드 스쿼드>(2016), <저스티스 리그>(2017) 등의 연이은 흥행 실패로 지난해 연말 조직 개편을 단행하기도 한 워너브러더스가 거대 디즈니에 대항할 힘을 키울 수 있을지 또한 귀추가 주목된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앞으로 통신·배급업체와 콘텐츠 제작업체의 인수·합병이 빠르게 이어질 것이라 전망했다. 대대적인 지각변동이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 최대 케이블사인 컴캐스트는 6월 13일 650억달러로 21세기 폭스 미디어에 자산 인수를 제안했다. 이는 지난해 디즈니가 제시한 가격보다 19% 높은 금액으로 컴캐스트와 디즈니의 경쟁 구도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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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업계의 잇단 인수·합병 물꼬 틔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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