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여중생 A> 여중생 A는 누구인가
2018-06-20
글 : 장영엽 (편집장)

<여중생 A>는 전철역에서 신문을 보는 여학생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신문의 첫 페이지에는 학교에서 뛰어내린 여중생 A에 대한 이야기가 적혀 있다. 여중생 A는 누구인가. 그녀는 왜 학교에서 투신했는가. 영화는 여중생 장미래(김환희)와 주변 인물들의 사연을 중심으로 그 이면을 들여다본다. 미래는 학교에서는 따돌림에, 집에서는 가정 폭력에 시달린다. 그녀는 롤플레잉 게임 <원더링 월드>에 접속하거나 소설을 쓰며 현실을 잊으려 한다. 그런 미래에게 친구가 생긴다. 글쓰기라는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학급의 반장 이백합(정다빈)이 그녀다. 조금씩 가까워지던 두 사람에게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고, 모든 희망을 내려놓은 미래는 죽음을 결심한다.

동명의 네이버 웹툰이 원작이다. 허5파6 작가가 연재한 이 웹툰은 가정·학교 폭력과 집단 따돌림, 온라인 게임의 명암 등 성장기 청소년들이 경험하게 되는 다양한 문제들을 날카롭게 짚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영화 <여중생 A>는 원작의 다양한 소재 중에서도 집단 따돌림과 가정 폭력, 자살 문제에 초점을 맞춘다. 이야기를 압축하는 과정에서 갈등의 밀도가 떨어진다는 아쉬움은 남는다. 하지만 ‘내 이야기에선 아무도 다치게 하고 싶지 않다’는 극중 미래의 대사처럼, 불안정하고 유약한 마음을 지닌 성장기의 소년, 소녀들을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 영화의 태도에 자꾸만 마음이 간다. 주연배우 김환희의 호연이 인상적인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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