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이름없는 새> “너무 지나치면 무서운 일이 벌어질거다”
2018-06-20
글 : 임수연

8년 전에 헤어진 연인 쿠로사키(다케노우치 유타카)를 아직 잊지 못한 토와코(아오이 유우)의 삶은 무료하다. 멍하니 TV를 보거나 DVD 대여점 직원 혹은 콜센터 직원에게 짜증이나 내며 살고 있다. 그는 토와코를 위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말하는 진지(아베 사다오)에게 얹혀살고 있는데, 마사지를 제외한 어떤 스킨십도 허용하지 않고 모욕적인 말을 일상적으로 내뱉는다. 그러던 토와코는 평소처럼 컴플레인을 걸다가 알게 된 백화점 시계 매장 주임이자 유부남인 미즈시마(마쓰자카 도리)와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조금 다른 삶을 살아보려는 그녀에게 경찰이 찾아와 쿠로사키가 5년 전에 이미 실종신고가 된 상태고 현재도 행방불명이라는 소식을 알린다. 그리고 진지가 “너무 지나치면 무서운 일이 벌어질거다”라고 말한 이후 미즈시마에게도 자꾸 이상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러닝타임의 대부분이 애인에게 성상납을 요구받는다거나 리벤지 포르노로 협박을 당하는 등 극단적인 여성 수난사로 채워져 있다. 또한 정사 장면은 노골적인 남성의 시각에서 연출되어 불편함을 안긴다. 뒤이어 등장하는 반전은 논리적으로 구멍이 많은 데다가 어떻게 보아도 순정으로 포장될 수 없는 행동을 미화한다는 점에서 비윤리적이기까지 하다. 영화가 토와코에게 온갖 폭력을 가한 이유를 끝내 납득할 수가 없어서 아쉬운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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