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의 세대교체가 이루어지고 있다. 디즈니, 픽사의 CCO(Chief Creative Officer) 존 라세터의 해임이 확정됐다. 존 라세터는 2017년 11월 회사 내 성추행 논란에 휩싸였다. 여러 매체는 “그가 회사 내 여성들에게 성희롱을 하고, 신체 접촉까지 행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존 라세터는 “많은 생각을 했다. 그 결과, 결코 의도적이진 않았지만 내가 일부 사람들에게 불편함을 줬다는 것을 알았다. 원치 않은 포옹 등 어떤 식으로든 선을 넘었다고 느꼈던 사람들에게 사과한다. 내 의도가 그렇지 않았더라도 모든 사람들은 자신들만의 선이 있고, 그것은 존중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6개월 동안 휴직했다. 그리고 지난 6월8일 디즈니는 “6개월간의 안식 휴가를 마친 존 라세터는 올해 12월31일자로 회사를 떠난다. 그때까지 그는 회사의 컨설턴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디즈니의 회장 겸 최고 경영자 로버트 아이거는 “그는 픽사와 디즈니 애니메이션에서 주목할 경력을 쌓았고, 애니메이션 사업을 재창조한데 일조한 인물이다. 우리는 그의 기여에 감사한다”고 전했다.
존 라세터는 활동 초창기, 픽사의 애니메이터로 일했다. 그리고 1995년 최초의 3D 애니메이션 <토이 스토리>를 연출하며 가장 주목받는 감독이 됐다. 이후 <벅스 라이프>, <토이 스토리 2> 연출, <인크레더블> 등을 기획하며 애니메이션계에서 독보적 입지를 다졌다. 2006년 디즈니는 픽사를 인수했고 존 라세티는 디즈니, 픽사의 CCO가 됐다. 이후 <월·E>, <업>, <토이 스토리 3>, <주토피아>, <겨울왕국> 등의 3D 애니메이션을 성공적으로 기획, 제작하며 침체됐던 디즈니의 새 전성기를 이끌었다.
그는 성추행 사건이 터지고, 해임이 확정되며 원래 연출을 맡을 예정이었던 <토이 스토리 4>의 감독에서도 물러났다. <토이 스토리 4>는 <라따뚜이>, <업> 등의 스토리보드 아티스트로 활동한 조시 쿨리가 새로운 감독으로 확정됐다.
존 라세터가 맡았던 CCO 자리는 피트 닥터와 제니퍼 리가 공동으로 맡게 된다. 피트 닥터는 <업>, <인사이드 아웃>을 연출한 감독이며, 제니퍼 리는 <겨울왕국>을 연출한 감독이다. 피트 닥터는 “이런 역할을 맡게 되어 너무 기쁘다. 관객들에게 놀라움과 기쁨을 주기 위해 최신의 기술을 사용해 새로운 방향으로 애니메이션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제니퍼 리는 “디즈니의 모든 직원들과 이런 기회를 준 디즈니에게 감사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