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C 코믹스의 <왓치맨>이 TV 시리즈로 제작된다. <왕좌의 게임>, <웨스트월드> 등의 흥행작들을 배출하고 있는 미국 케이블채널 <HBO>에서 제작되며, 데이먼 린델로프가 각본을 맡았다. 데이먼 린델로프는 드라마 <로스트>, 영화 <프로메테우스>, <스타트렉 다크니스> 등을 집필한 각본가다.
미국 매체 <데드라인>은 6월26일 “제레미 아이언스가 <왓치맨>에서 출연한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그가 정확히 어떤 역할을 맡을지는 밝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오스카 트로피를 수상한 바 있는 관록의 배우 제레미 아이언스는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 <저스티스 리그> 등에서 배트맨의 비서 알프레드 역을 맡은 바 있다.
<왓치맨>은 1986년 처음 출간된 그래픽노블로, <브이 포 벤데타>, <프롬 헬> 등을 집필한 앨런 무어가 스토리를 담당했다. 히어로들의 활동을 금지하는 ‘킨 법령’이 제정된 198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로어셰크’가 과거 동료였던 ‘코미디언’의 죽음을 파헤치며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왓치맨>은 베트남 전쟁 등 당대 일어난 실제 사건들을 소재로 미국 사회에 대한 신랄한 비판 의식을 담은 작품이다. 작품 속에 담긴 수많은 메시지, 복선 등으로 많은 이들에게 수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왓치맨>은 이전의 히어로 코믹스와 달리 철학적 요소에 비중을 두어 특유의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를 자랑했다. 이전까지 코믹스에서 등장했던 히어로들이 강하고 멋진 모습을 보여줬다면, <왓치맨>은 히어로들의 어둡고 암울한 모습에 초점을 맞췄다. 이후 극의 중심인물인 로어셰크는 어두운 분위기 히어로의 대표 캐릭터로 자리 잡았다.
<왓치맨>은 2009년 잭 스나이더 감독의 영화로도 제작됐다. 영화화된 <왓치맨>은 장면 전환, 미술 등에서 만화적 색채를 강하게 띠었다. 로어셰크(재키 얼 할리)가 창문을 넘어 등장하는 장면, 코미디언(제프리 딘 모건)이 창가에서 떨어져 죽는 장면 등에서 그래픽 노블을 그대로 차용하기도 했다. 또한 잭 스나이더 감독의 장기라 할 수 있는 화려한 영상을 괴리감 없이 만화를 영화화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왓치맨>은 원작의 많은 부분을 삭제, 불친절한 영화 전개, 원작과는 다른 결말 등으로 흥행에 참패했다. 방대한 내용을 담은 원작을 한 편의 영화로 담는 것이 다소 무리였고, 원작을 보지 못한 이라면 다소 난해할 수 있는 전개를 보였다. 이후 삭제된 많은 부분이 추가된 감독판이 DVD로 출시됐고, 극장 개봉판에 비해 호평을 받았다.
드라마화되는 <왓치맨>은 코믹스, 영화와는 전혀 다른 작품이 될 듯하다. 각본을 맡은 데이먼 린델로프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왓치맨> TV 시리즈에 대한 글을 게재했다. 그는 “드라마 <왓치맨>은 영화의 속편이 아니다. 그렇다고 새로운 리부트 혹은 리메이크도 아니다. 오리지널 캐릭터들을 소재로 ‘리믹스’ 할 것이다. 원작의 이야기가 매우 좋기 때문에 그것을 샘플로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말한 리믹스란 표현은 완전히 재창조하는 것과 원작을 그대로 차용하는 것의 중간 지점을 의미하는 듯하다. 이외에 드라마화되는 <왓치맨>의 자세한 줄거리 등 세부사항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방영일 역시 미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