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인도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영화는 <파드마바티>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바기2>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를 비롯한 SF 히어로물의 성공은 주목할 만하다. 타노스를 꺾을 수 있는 건 오직 발리우드 슈퍼히어로 ‘크리쉬‘뿐이라는 얘기가 오갈 정도다(<크리쉬> 시리즈는 인도의 대표적인 슈퍼히어로물이다). 모든 ‘외국산’ 슈퍼히어로가 인도에서 성공하는 건 아니지만 이번엔 인도 관객에게 제대로 통했다. 세대가 변하면서 관객의 취향도 다양해지고 있다. 이제는 자국에서 외화의 개봉이 늦다는 말도 옛말이 되어간다. 그러는 한편 발리우드 최신작도 연이어 개봉하고 있으니, 관객의 입장에선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꾸준한 활약을 보이는 자국영화의 진화도 돋보인다. 최근의 인도영화는 고유한 스타일을 고수하면서도 거기에만 의존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6월 개봉해 흥행몰이 중인 살만 칸 주연의 <레이스3>와 그보다 앞서 개봉한 알리아 바트 주연의 <라지>는 주목할 만하다. <라지>는 1971년을 배경으로 파키스탄과의 전쟁 위기 속에 적지로 침투한 여성 스파이의 활약상을 그린 스릴러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는데, 인도에서 전쟁과 여성 스파이, 여성 주인공 중심의 스릴러는 참신하다. <레이스3>는 가족간의 암투를 그린 액션 스릴러다. 줄거리가 탄탄한 영화라기보다 스타배우와 화려한 액션으로 장식한 영화다. 흥행엔 문제가 없지만 출연진을 감안하면 다소 식상하단 평가다.
새로운 향신료를 더한 듯 부쩍 새로운 맛의 인도영화가 나오는 건 반갑다. 다채로운 영화가 지킨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의 인도 극장가도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