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人]
변승민 워너브러더스코리아 로컬 프로덕션 한국영화팀장 - 새로운 영화로 관객을 움직이고 싶다
2018-07-16
글 : 이화정
사진 : 최성열

여성액션, 신인배우, 전작 흥행에 실패한 감독을 향한 세간의 우려. <마녀>를 투자·배급한 워너브러더스코리아 로컬 프로덕션(이하 워너)의 변승민 한국영화팀장은 그 ‘불안한 시선’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부디 <마녀>가 박스오피스에서 흥행하길 바랐다. 다행히 230만명이 손익분기점인 <마녀>는 개봉 2주차에 200만명을 동원하며 선전 중이다. “새로움이 가장 중요한 키워드였다”는 변승민 팀장은 “과거의 흥행 추이를 투자·배급의 판단 요소로 하는 관례”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선례가 되는 작품이 없더라도 시의적으로 새로움을 주는 작품, 신선하고 독창적인 컨셉으로 접근한다면 대중이 움직일 수 있다고 본다.”

<밀정> <싱글라이더> <브이아이피>를 거쳐 올해 <챔피언>과 <마녀>를 개봉했고 곧 <인랑>과 <악질경찰> 개봉을 앞둔 그는 그간의 업무를 두고 ‘작품 농사’를 지었다고 표현한다. 성과가 객관적 수치로 환원되는 장편 상업영화의 투자·배급업에 종사하지만, 그는 “그 데이터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있어 최대한 유연함을 가지고 작품을 가꾸려 노력한다. “투자·배급의 직책상 창작자를 규제할 거라 생각하는 건 선입견이다.” 신뢰하는 감독과의 지속적 소통이나, 신인감독에 대한 믿음이야말로 그가 작품을 만드는 기준이 된다. 딱딱한 사무실이 아닌 공원이나 전시장에서 감독과 만나는 것도 이 업무를 ‘비즈니스’라는 영역에 가두지 않는 그만의 소소한 비법이다.

최재원 대표와 함께 워너의 출발 멤버이기도 한 그는 입사 전 투자·배급사 NEW에서 영화 투자 업무 경력을 쌓았다. 대학에서 아랍어를 전공했지만 영화가 하고 싶어 한겨레영화제작학교에서 영화를 배웠다. 워너 입사 전에는 짬을 내 단편영화 <씨유투머로우>를 연출하기도 했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고 여건이 된다면 언제든 또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우리 세대는 한 가지 업무에만 매진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역할을 하는 시대 아닐까.” 관객을 대신해 <마녀>의 속편 제작을 묻자, “나도 보고 싶다”는 관객과 같은 바람을 드러낸다. “언젠가 워너브러더스가 아이피를 지닌 영화의 국내 리메이크도 추진해보고 싶다”는 계획 등, 그가 투자할 새로움의 영역은 아직 끝이 없어 보인다.

노트

10년 전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구매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스케치가 그려진 노트. 영화 캐스팅, 감독, 프랜차이즈 계획, 스케치까지 기발한 아이디어가 가득하다. “피렌체의 메디치 가문이 예술가들을 후원한 것처럼, 나도 좋은 의미의 패트론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한다. 이 노트를 산 게 운명 아닐까. (웃음)” 아직 그의 노트의 3분의 1은 또 다른 아이디어를 기다리며 백지로 남아 있다.

배급 2010 <헬로우 고스트> 2010 <시> 2009 <호우시절> 투자 2018 <악질경찰> 2018 <인랑> 2018 <마녀> 2018 <챔피언> 2017 <브이아이피> 2016 <밀정> 2016 <싱글라이더> 2013 <배우는 배우다> 2012 <신세계> 2012 <피에타> 연출 2015 단편 <씨유투머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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