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인크레더블2> 14년 만에 돌아온 ‘인크레더블’ 가족
2018-07-18
글 : 임수연

14년 만의 속편은 <인크레더블>(2004)의 마지막 신, ‘인크레더블’ 가족과 언더마이너의 대결로부터 시작된다. 여전히 영웅 활동은 불법이며, 슈퍼히어로의 능력에 대한 고민도 현재진행형이다. “세상은 바뀌었고, 우리는 여기에 적응해야 한다”고 가족을 설득했던 헬렌/일라스티걸(홀리 헌터)은 역설적이게도 글로벌 통신회사의 재벌 윈스턴 데버(밥 오덴커크)와 에블린 데버(캐서린 키너) 남매의 제안을 받으면서 히어로 홍보 프로젝트의 모델이 된다. 일라스티걸이 위기에 빠진 사람들을 구해내며 히어로 이미지 개선에 힘쓰는 사이, 밥/미스터 인크레더블(크레이그 T. 넬슨)은 어린 잭잭을 보살피며 육아가 일보다 힘들다는 것을 몸으로 학습한다. 또한 그는 첫째 딸 바이올렛(사라 보웰)의 첫사랑을 본의 아니게 망친 후 수습하려 하지만 상황은 오히려 악화된다.

<카2>와 <몬스터 대학교> 등 속편이 전편만큼의 열렬한 지지를 받지 못했던 픽사의 몇몇 예가 남긴 우려가 있지만, <인크레더블2>는 14년 만에 후속작이 나왔어야 하는 이유를 설득해낸다. 14년 사이 마블 및 DC 코믹스 원작의 슈퍼히어로영화가 극장가를 휩쓸었고, 정치적 공정성에 더욱 엄격한 시대가 됐다. 미국 중산층 가족이 겪는 일상 속 전투에 관한 섬세한 묘사는 <인크레더블2>를 마블 및 DC 코믹스 원작 영화들과 차별화하는 소재다. 동시에 밥과 헬렌의 자연스러운 성역할 전환은 최근의 페미니즘 이슈도 흥미롭게 반영하고 있다. 중반 이후 메인 빌런의 등장은 슈퍼히어로의 필요성에 관한 질문을 전편 이상의 담론으로 확장시킨다. 능동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영웅에게 수동적으로 모든 것을 맡기고자 하는 태세를 시민들이 기계에 심취한 풍경에 융합시키며 악역 캐릭터에 설득력을 부여한다. 전편에 이어 브래드 버드 감독이 각본 및 연출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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