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임파서블> 프랜차이즈의 가장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매 작품 다른 감독이 연출을 맡아왔다는 점이다. 이미 자신의 브랜드를 구축한 유명 감독들은 톰 크루즈라는 액션 스타를 질료 삼아 순도 높은 액션 블록버스터를 만들고 깔끔하게 퇴장했다. 프랜차이즈 6번째 영화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이하 <폴아웃>)은 시리즈의 이 전통적인 규칙을 깨고 5편의 크리스토퍼 매쿼리를 다시금 소환했다. 그 결과 <폴아웃>은 처음으로 속편의 느낌이 물씬 나는 <미션 임파서블> 영화가 됐다. 6편의 주요 등장인물과 빌런은 모두 매쿼리가 연출한 5편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에 기인하고 있다. 전편에서 에단 헌트(톰 크루즈)는 세계를 위협하는 테러 조직 신디케이트의 수장 솔로몬 레인(숀 해리스)을 우여곡절 끝에 체포했지만, 그의 잔당들은 여전히 세계 각지에서 테러를 일삼는다. 신디케이트 조직이 엄청난 위력의 핵무기를 입수했다는 사실을 접하게 된 에단은 감옥에서 솔로몬을 빼내 핵무기의 행방을 좇으려 한다. 그의 여정에 CIA 요원 워커(헨리 카빌)와 유능한 여성 첩보요원 일사(레베카 퍼거슨)가 합류한다.
시나리오작가 출신인 매쿼리는 7600m 상공에서의 고공 낙하 장면, 헬리콥터 추격 시퀀스 등 시리즈 특유의 현란한 액션 신 사이로 인물의 감정선을 깊이 새겨넣는다. 에단의 머릿속에 떠도는 두려움으로부터 시작되는 영화는 점점 더 위기를 고조시키며 예고된 파국을 향해 나아간다. 선과 악을 가늠할 수 없는 혼돈의 세계에서 변하지 않는 건 믿음과 사랑, 우정 같은 빛바랜 단어들이라고 영화는 말한다. 이러한 영화의 메시지에 걸맞게 IMF팀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렬한 협업을 선보이며, 에단의 아내 줄리아(미셸 모나한)는 영화의 후반부에 짧지만 깊은 여운을 남긴다. ‘올디스벗 구디스’라는 말을 되새기게 하는, 근사한 액션 스릴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