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인랑>에 출연한 한효주의 영화 속 다양한 캐릭터를 살펴보자
2018-07-31
글 : 김진우 (온라인뉴스2팀 기자)
<인랑>

7월25일, 장르의 마술사 김지운 감독의 신작 <인랑>이 베일을 벗었다. <인랑>은 동명 일본 애니메이션을 실사화한 작품으로 강동원, 한효주, 정우성 등 쟁쟁한 배우들이 출연했다. 한효주는 주인공 임중경(강동원)과 함께 자폭을 시도한 빨간 망토 소녀의 언니, 이윤희 역을 맡았다. 한효주는 이윤희를 연기하는 것에 대해 “너무 어려웠다. 감정을 추스르는 것이 어려웠던 것 같은데, 계산했지만 계산적이지 않은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한효주는 2004년, 스타 등용문이라 불리던 시트콤 <논스톱 5>를 통해 데뷔했다. 이후 높은 시청률을 자랑했던 <찬란한 유산>, <동이> 등의 드라마를 거친 후 여러 영화 속에서 주연으로 활약했다. 수많은 작품에서 여러 역할을 소화한 한효주. 그녀의 새로운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인랑> 개봉과 함께, 한효주가 연기했던 인상 깊었던 영화 속 캐릭터들을 살펴봤다.

<오직 그대만> / 정화

<오직 그대만>

한효주의 첫 상업영화 주연작 <오직 그대만>. 그녀는 <오직 그대만>에서 시각 장애를 앓고 있는 정화 역을 맡았다. 정화는 죄를 저질러 복역한 후 은퇴한 복서, 철민(소지섭)과 사랑에 빠진다. 철민은 그녀를 만난 뒤 다시 복서로 복귀하는 등 틀어진 인생을 바로잡으려 하지만, 정화의 눈을 고칠 수술비를 위해 위험한 제안을 받아들인다.

정화는 사고로 부모님과 시각을 잃었지만, 늘 밝은 모습을 유지하려 한다. 그러나 여러 사건 등을 겪으며 속에 감춰왔던 여러 감정들이 드러난다. 철민과의 사소한 말다툼에서는 그간의 고충에 대한 짜증과 분노를 솔직하게 털어놓기도 하고, 작장 상사의 성추행 위협 이후에는 자포자기한듯한 상실감도 보여준다. <오직 그대만>은 전형적인 멜로 영화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정화라는 캐릭터가 가지는 복합적인 감정들을 볼 수 있다.

<광해, 왕이 된 남자> / 중전

<광해, 왕이 된 남자>

한효주는 사극이 잘 어울리는 배우로 유명하다. 드라마 <일지매>, <동이>에서 그녀는 한복을 입고 단아한 모습을 뽐냈다. 한효주는 <광해, 왕이 된 남자>에서도 중전 역을 맡으며 그 모습을 그대로 가져왔다. 중전은 과거 성군이었지만 불안과 강박으로 변해버린 광해군(이병헌)의 정실부인이다. 동시에 서인 출신이란 이유로 여러 정파로부터 배척당하는 비운의 여인이다.

중전은 과거 다정했던 광해군의 모습을 그리워하면서도 오라버니의 누명, 광해군의 방관 등을 겪으며 강한 경계심이 생긴 인물이다. 광해군과 똑같이 생긴 대역 하선(이병헌)이 그녀에게 첫눈에 반해 다가가지만 오히려 이질감을 느끼며 마음을 열지 않는다. 영화 중반부, 신하들을 피해 함께 도망치는 하선의 손을 뿌리치며 뱉는 그녀의 말에서는 그간 겪어왔던 일들에 대한 서러움, 원망 등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진실된 하선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면서도 마음 놓고 웃지 못하는 그녀의 모습은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천만 관객을 동원한 <광해, 왕이 된 남자>는 흥행에 힘입어 본편 이후를 짧게 다룬 미공개 영상이 공개되기도 했다. 영상에서 그녀는 처음으로 활짝 웃는 모습을 보여준다.

<반창꼬> / 미수

<반창꼬>

한효주는 <반창꼬>에서 전작들에서 보여준 조용하고 청순한 이미지를 벗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반창꼬>에서 그녀가 맡은 미수 역은 좋아하는 남자를 위해 자존심 따위는 버린 인물이다. 미수는 처음에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강일(고수)에게 찾아가지만, 강직한 그의 모습에 반하게 되고 끈질기게 그를 쫓아다닌다. 하지만 강일은 죽은 아내를 잊지 못한다.

<반창꼬>는 <오직 그대만>과 마찬가지로 두 남녀의 로맨스에 집중한 영화지만, 훨씬 가벼운 톤을 유지했다. 웃음을 유발하는 상황과 대사들이 계속해서 등장한다. 미수 역시 구성진 욕을 자랑하는 코믹하고 현실적인 성격의 캐릭터로 등장했다. 또한 자기중심적이며 이기적은 면모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그녀는 다른 이를 구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는 강일을 이해하지 못하며, 강일은 그런 그녀에게 실망하기도 한다. <반창꼬>의 미수는 한효주가 맡은 영화 캐릭터들 중 가장 현실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감시자들> / 꽃사슴(하윤주)

<감시자들>

정우성의 완벽한 외모와 그에 걸맞은 냉혹한 킬러 연기를 볼 수 있는 <감시자들>. 한효주는 <감시자들>에서 극악무도한 킬러 제임스(정우성)를 쫓는 경찰 감시반의 막내, 하윤주를 맡았다. 그녀는 한 번 본 것은 잊지 않는 천재적인 두뇌를 가졌지만 부족한 경험으로 엉성한 모습을 보여준다. 팀원들과 함께 사건을 처리해가며 점점 성장해나간다. 하윤주는 처음에는 ‘꽃돼지’라는 다소 코믹한 암호명을 가졌지만 극 후반부, 그토록 원하던 ‘꽃사슴’이란 암호명을 얻게 된다.

<감시자들>은 정우성의 빈틈없는 액션과 빠르고 군더더기 없는 전개로 호평을 받은 영화지만, 하윤주라는 캐릭터에 보다 초점을 맞춘다면, 꽃돼지에서 꽃사슴으로 거듭나는 하나의 성장담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만큼 하윤주는 냉혹한 킬러 제임스, 노련한 감시반의 리더 황반장(설경구) 등에 비해 가장 많은 변화를 보여주는 인물로 그려졌다.

<쎄시봉> / 민자영

<쎄시봉>

1970년대 한국 가요계의 주역이었던 윤형주, 송창식 등을 배출한 음악감상실 쎄시봉을 소재로 만들어진 영화 <쎄시봉>. 영화 <쎄시봉>은 실존 인물보다는 가상의 인물 오근태(정우, 김윤석), 민자영(한효주, 김희애)의 이야기를 중심적으로 그렸다. 한효주가 맡은 젊은 시절의 민자영은 음악감상실 쎄시봉의 죽순이다. 그녀는 조영남(김인권), 윤형주(강하늘), 송창식(조복래) 등 쎄시봉 친구들의 구애를 받지만, 모두 차버리고 마지막으로 도전한 오근태를 선택한다.

민자영은 철없고 영악한 캐릭터다. 시종일관 자신만 바라보는 오근태를 쥐락펴락하는 여우 같은 면모를 보여주며, 결국 자신의 이익을 위해 오근태를 버리고 다른 남자에게로 떠난다. 그 속에서 죄책감을 느끼고 망설이는 모습도 보여준다. 늘 장난스러운 그녀였지만 오근태와 마지막 이별을 하는 그녀의 표정에서는 복합적인 감정이 느껴진다. 그녀의 여러 모습은 오랜 세월이 지난 뒤, 젊은 날의 행동을 후회하는 모습과 맞물려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뷰티 인사이드> / 홍이수

<뷰티 인사이드>

<뷰티 인사이드>에서 한효주는 자고 일어나면 모습이 바뀌는 우진의 여자친구 홍이수 역을 맡았다. <뷰티 인사이드>는 독특한 설정답게 20명이 넘는 배우들이 우진으로 등장한다. 그들은 결국 한 사람이지만 제각기 다른 외모에서 풍기는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이에 못지않게 홍이수는 여러 명의 우진들과 새로운 ‘케미’를 자랑한다. 때로는 유쾌한 모습을 보여주고, 때로는 아련한 모습을 선보인다.

홍이수는 겉보다는 내면을 보고 우진을 사랑하려 하지만 주위의 시선이라는 한계에 부딪힌다. 그런 그녀를 본 우진을 결국 이별을 고하고 둘은 헤어지게 된다. 현실적인 벽에 부딪힌 둘의 담담한 이별은 영화의 명장으로 꼽히기도 했다. 이후 홍이수는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며 변한 것은 우진이 아니라 자신이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 과정을 통해 <뷰티 인사이드>는 제목인 ‘내면의 아름다움’이라는 주제를 관객들에게 던진다.

한효주는 <뷰티 인사이드> 속 등장하는 홍이수의 내레이션을 모두 직접 쓰기도 했다. 영화의 명대사로 꼽히는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나와 같은 걸까?”도 그녀가 직접 생각한 것이다.

<해어화> / 정소율

<해어화>

<해어화>는 한효주의 가장 극단적인 캐릭터 변화를 볼 수 있는 영화다. 그녀가 연기한 정소율은 극 초반부, 사랑하는 남자 김윤우(유연석)만 바라보는 지고지순한 캐릭터로 등장한다. 김윤우가 그녀를 버리고 소율의 친구, 서연희(천우희)를 사랑하기 시작하면서 그녀는 점점 변해간다.

정소율은 그를 되찾기 위해 나라를 배신하고, 일본 장관에게 몸을 파는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순수했던 성격도 점점 표독스럽게 변해가며 광기에 가까운 집착을 보여준다. 후반부, 김윤우를 마주하며 울부짖는 그녀의 모습은 비난보다는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한효주는 정소율 캐릭터를 끈질기게 파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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