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촬영 중 한효주가 총기를 찾은 이유? <인랑> 비하인드 13
2018-08-02
글 : 유은진 (온라인뉴스2팀 기자)

김지운 감독의 신작 <인랑>이 개봉했다. 한국에선 쉽게 볼 수 없던 SF 액션 영화라는 점, 할리우드 영화에서나 등장할 법한 특기대의 강화복 디자인이 관객들의 호기심을 부르는 데 이어 강동원, 한효주, 정우성 등 굵직굵직한 배우들의 이름이 신뢰를 더하는 작품이다. 여름 극장가 첫 타자로 베일을 벗은 <인랑>. 알고 봐도 재밌고, 모르고 봐도 재밌는 이 작품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들을 한자리에 정리해봤다.

애니메이션 <인랑>
1. 오시이 마모루 각본, 오키우라 히로유키가 연출한 애니메이션 <인랑>이 원작이다

<인랑>은 오키우라 히로유키 감독이 연출한 동명의 애니메이션을 각색한 작품이다. <공각기동대>의 연출을 맡았던 애니메이션계 거장, 오시이 마모루가 각본을 맡은 작품. 애니메이션 <인랑>은 2차 대전 패배 직후 경제 성장을 이룸과 동시에 반정부 세력의 투쟁이 빈번했던 1960년대의 일본을 배경으로 한다. 눈앞에서 소녀의 자폭을 막지 못한 특기대 대원 후세 카즈키가 주인공으로, 김지운 감독의 <인랑>은 엔딩을 제외한 원작의 굵직한 스토리를 그대로 따랐다.

2. 다른 시대를 배경으로 삼은 시나리오도 있었다

<인랑>은 남북한 정부가 통일준비 5개년 계획을 선포한 2029년을 배경으로 한다. 원작을 바탕으로 현 한국의 정세에 맞게 각색한 것. 이전엔 더 많은 시대를 배경으로 한 시나리오가 존재했다. 2013년에 작품 출연 제의를 받은 강동원은 <씨네21>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간 <인랑>의 시나리오를 많이 받았다고 밝히며 “시대 배경도 50~60년대 설정도 있었고, 80년대는 물론 유신 정권 설정도 있었다. 제작 규모가 커서 들어가기 어려운 프로젝트였다”(<씨네21> 1163호)고 전했다.

3. 특기대의 강화복은 ‘아이언맨’ 슈트 제작자의 손에서 탄생했다

<인랑>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의상, 바로 특기대의 강화복이다. 김지운 감독은 <아이언맨>의 슈트 제작을 담당했던 얼라이언스 스튜디오의 에디 양에게 강화복의 디자인과 제작을 의뢰했다. 에디 양은 <맨 오브 스틸>, <다크 나이트 라이즈>에서도 의상을 담당했던 인물. 원작과 김지운 감독의 오랜 팬이었던 에디 양은 곧바로 제작에 착수했고, 여러 버전의 강화복을 탄생시켰다. 김지운 감독은 그중에서 전체적인 윤곽은 원작의 것과 비슷하되, 디테일한 부분에서 새로운 시도를 더한 슈트를 골랐다고.

4. 강화복의 무게는 약 40kg였다

딱 봐도 무거워 보이는 강화복! 강동원을 비롯해 특기대를 연기한 배우들은 30kg가 넘는 강화복을 입고 촬영에 임했다. 강화복뿐만 아니라 총 등 각종 소품의 무게까지 더하면 40kg가 훌쩍 넘는 무게였다고. 원작 속 특기대처럼 시나리오 속 특기대의 모션 또한 주로 걷거나 총을 쏘는 데 한정되어 있었으나, 촬영에 임하면서 액션이 추가되어 배우들은 의상을 입은 채 뛰거나 고강도의 액션 신을 소화해야 했다. 제작보고회 당시, “일주일 정도 지나니 (강화복을 입은 게) 적응이 됐다. 그때부터 감독님이 뛰라고 했고, 다음엔 육탄전을 시키더라”는 강동원의 말에 김지운 감독은 “강동원씨가 시키면 다 하니까”라 대답하며 배우에 대한 신뢰가 가득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5. 영화 촬영 톤을 정할 당시 <블레이드 러너>와 <칠드런 오브 맨>의 풍경을 참고했다

<인랑>의 배경은 절망이 가득 찬 근미래다. 촬영을 맡은 이모개 촬영감독은 <씨네21>과의 인터뷰를 통해 “영화의 톤 앤드 매너를 결정할 때는 <블레이드 러너>(1982)나 <칠드런 오브 맨>(2006)의 풍경을 참고했다”(<씨네21> 1166호)고 밝혔다. “일상과는 다른 색감을 내기 위해” 후반 색보정 작업에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고.

6. 김지운 감독은 시나리오를 쓰며 최민호를 생각했다

최민호는 임중경(강동원)의 오른팔인 특기대 대원 김철진을 연기했다. 김지운 감독이 연출한 <달콤한 인생>을 50번 넘게 봤을 정도로 김지운 감독의 열렬한 팬이라고. 최민호는 <씨네21>과의 인터뷰를 통해 “(<인랑>의) 캐스팅보드에 올라갔다는 소식만으로도 정말 행복했는데, 감독님이 미팅 연락을 해오셨고 바로 같이 하자고 하시더라”고 밝히며 “알고 보니 감독님이 시나리오를 쓸 때 내가 TV에 나오는 모습을 떠올리며 투영해서 만든 부분이 있는데, 캐스팅보드에 내가 있어서 놀라셨다고 했다”(<씨네21> 1163호)는 비하인드스토리를 전했다.

7. 후반부 강동원과 정우성의 액션 신은 촬영 중 제안된 장면이다

애니메이션 <인랑>에서 강화복을 입고 얼굴을 드러내는 캐릭터는 주인공 후세 카즈키뿐이다. <인랑>엔 보다 많은 캐릭터들이 강화복을 입은 채 등장하고, 서로 액션을 주고받는 장면들도 등장한다. 이런 장면들 역시 원래 시나리오엔 존재하지 않았다고. 이모개 촬영감독은 “촬영하던 중에 타격감이 있는 액션이 추가되면 좋겠다는 의견”(<씨네21> 1166호)이 나와 후반부 정우성과 강동원의 액션 신을 추가했다고 밝혔다. 배우들은 스턴트 대역을 쓰지 않고 직접 30kg의 강화복을 입은 채 액션 연기에 임했다.

8. 영화 속 지하 수로는 원작 속 이미지를 그대로 구현했다

<인랑> 속 지하 수로는 가장 주요한 사건들이 벌어지는 장소다. 실사화된 <인랑>에서 원작 속 이미지를 가장 그래도 구현해낸 곳이 바로 이 지하 수로. 건물의 외형뿐 아니라 작품의 무드까지 담아내는 공간이기에 더욱 신경을 기울여야 했다. 그 결과 제작진이 처음 구상한 디자인에 비해선 1/5 사이즈로 축소되었으나, 약 1,000평의 규모를 자랑하는 초대형 세트가 탄생했다. 애니메이션에서도 볼 수 있는 벽에 비치는 특기대의 그림자, 물에 비치는 이미지 등은 CG 하나 없이 직접 촬영해낸 결과물이다.

9. 촬영 중 배우들이 총기를 찾은 이유는?

강화복을 입은 장면 외에도 <인랑>엔 유독 강도 높은 액션 신이 많이 등장한다. 가장 아찔한 장면은 공안부 부장 한상우(김무열)가 임중경과 이윤희(한효주)가 탄 차를 불구덩이 안으로 밀어 넣는 장면. 한상우를 연기한 김무열은 제작보고회 당시 “한효주와 강동원이 타고 있는 차를 들이받는 신이 있었다. 이 자리를 빌려 두 분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고소 이야기가 나오고 총을 가져오라는 이야기까지 나왔다”며 촬영 에피소드를 털어놨다. 실제로 <인랑> 제작기 영상엔 액션 신을 소화한 뒤 ‘총 좀 달라’고 농담하는 한효주의 모습이 담겨있다. 리얼리티 넘치는 액션을 위한 배우들의 열정이 빛나는 부분.

10. <인랑>엔 16가지 종류, 총 44점의 총기가 등장한다.

서로를 향해 총을 겨누는 세 그룹, 섹트, 공안부, 특기대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니만큼 <인랑>엔 수많은 총기가 등장한다. 16가지 종류, 총 44점의 총기가 등장한다고. 안정적으로 무기를 공급받을 수 없는 반정부 세력 섹트의 무기론 베트남 전쟁 때 사용했던 AK 소총, 2차 세계 대전 때 사용했던 마크원 기관총 등을 설정했다. 그들을 제압해야 하는 특기대의 경우엔 원작과 마찬가지로 MG42 중기관총을 사용한다는 설정을 부여했다. 공안 사건을 주로 해결하는 정부기관 공안부의 경우엔 M4 카빈 소총 등과 같이 가급적 작은 총기를 설정했다.

11. 김지운 감독은 <인랑>이 <놈놈놈> 이후 가장 힘든 작품이었다고 밝혔다

김지운 감독은 제작보고회에서 <인랑>은 원작의 팬이 많아 “실사화하는 데 불안함이 컸고 무모한 것이 아닌가 싶어 더욱 각오를 다진 작품”이라 밝혔다. “개인적으로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이후 가장 힘들었던 영화”였다고.

오시이 마모루 트위터 (@oshii_mamoru)
12. 원작자 오시이 마모루는 <인랑>에 극찬을 표했다

<인랑>의 원작자 오시이 마모루는 지난 7월 23일 방한, <인랑> 시사회에 참석해 영화를 관람했다. 자신의 트위터에 <인랑>의 포스터와 함께 인증샷을 남기기도. 오이시 마모루 감독은 영화를 본 뒤 “할리우드 같은 세트에 놀랐다. 그리기도 입기도 힘든 강화복을 입고 액션을 하는 게 놀라웠고, 포인트인 빨간 눈이 완벽히 구현됐다”고 밝히며 실사 작품에 대한 만족을 드러냈다.

13. 넷플릭스를 통해 재편집한 <인랑>을 만날 수 있다

김지운 감독은 라디오 방송 <FM영화음악 한예리입니다>에 출연해 <인랑>의 해외배급권을 넷플릭스가 취득했다고 전했다. 공개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나, 넷플릭스 재개봉을 위해 영화를 다시 편집할 예정이라고. 김지운 감독은 재편집한 작품이 “<인랑2>라고 봐도 될 것”이라 밝히며 본편과 전혀 다른 작품이 될 것임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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