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일 서울 낮 최고기온은 39.6도로 111년 기상관측 사상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7월 말과 8월 초는 극장가의 전통적인 성수기지만, 올해는 극장으로 피신한 시민들의 규모가 커져 체감상 훨씬 혼잡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신과 함께-인과 연>(8월 1일)은 개봉일에 전국 124만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영화 오프닝 신기록을 세웠고, 같은 날 개봉한 국내 애니메이션 <극장판 헬로카봇: 백악기 시대> 역시 16만명으로 역대 애니메이션 오프닝 1위를 차지했다. 여름 시장을 겨냥한 영화와 폭염이 합세해 평일 낮에도 매진 사례가 나오는 현상에 대해 강동영 롯데엔터테인먼트 홍보팀장은 “지금까지는 지난해와 비교해 전체 관객수가 감소하던 추세였지만, 새로운 개봉작 콘텐츠가 끼치는 영향력에 힘입어 8월부터 새로운 반응이 나오는 중”이라고 답했다. 특히 저녁 및 심야 상영 시간대를 분석한 결과 “7월 둘쨋주와 넷쨋주 사이에 관객수가 약 99% 증가했다”. 여름 극장의 호황세는 이대로 지속돼 8월 중순까지 꾸준히 증가 추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촬영 스케줄 조정에 난항을 겪고 있는 영화계 현장은 폭염 앞에서 속수무책인 상황. 7월 중순 크랭크인한 <디바>(감독 조슬예·출연 신민아, 이유영)의 제작자 김윤미 대표는 “하루 최대 12시간을 준수해야 하는 상황에서 촬영을 미룰 수도 없다”고 호소했다. 스탭들에게 핸디형 선풍기, 스포츠 의류와 소품, 얼음물 등을 제공하고 있지만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포도당 수액을 구비하고, 중고 에어컨을 임시로 설치했다가 떼어내는” 미봉책을 거듭 중이라는 김 대표는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재난에 가까운 폭염에 대처할 수 있는 지원금, 물품지급 등을 고려해주길 바란다”고 전했다.